숯불로 조카 살해한 무당…'무기→7년' 대폭 감형에도 상고

윤혜주 기자
2026.04.24 21:23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악귀를 퇴치한다며 조카를 숯불로 잔혹하게 살해한 80대 무속인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을 받고도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80대 여성 무속인 A씨는 최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A씨는 지난 2024년 9월 중순쯤 인천 부평구 음식점에서 숯불을 이용해 조카인 3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가 가게 일을 그만두고 자기 곁을 떠나려고 하자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숯불 등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친인척들과 신도를 부른 후 B씨를 철제 구조물에 가뒀고 B씨 신체에 3시간 동안 숯불 열기를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의식을 잃었고 사건 당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이튿날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장기부전 등으로 결국 숨졌다.

A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범행 방법이 잔혹하고 엽기적"이라며 "A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으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죄명을 살인에서 상해치사로 변경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가 고의를 가지고 주술의식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2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은 A씨가 수익을 독점하기 위해 피해자를 제거했다고 보고 있는데 A씨는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절박한 재정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무기징역에서 징역 7년으로 대폭 감형 받았음에도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A씨의 상고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제 383조에 따르면 사형, 무기징역,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중대한 사실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치거나 양형 부당의 이유가 있을 때 상고할 수 있다. A씨의 경우 항소심에서 10년 미만의 징역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양형부당'이나 '사실오인'이 상고 이유가 될 수 없다.

한편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 자녀 등 공범 4명은 1심에서 각각 징역 20~25년을, 살인 방조 혐의를 받는 B씨 친오빠 등 2명은 각각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들도 2심에서 대폭 감형 받았다. 공범 4명은 죄명이 상해치사로 바뀌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2명은 상해치사 방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 공범 6명은 아직 상고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