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 앞에서 집회 중이던 노동자가 화물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과 관련, 화물노조가 CU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 본사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노조는 BGF리테일이 교섭을 회피한 책임이 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정부와 경찰의 책임도 제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BGF리테일·CU뿐 아니라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가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화물연대 CU 지회는 지난 1월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리테일 측에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으나 답신을 받지 못했다. 노조는 BGF리테일 측이 사용자임을 인정하지 않고 교섭과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고 이후 화물연대가 리테일 자회사 BGF 로지스와 3회에 걸쳐 교섭에 나섰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BGF 리테일은 지금까지 직접적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고, 사용자·원청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며 "노동자들이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는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형찬 노조 조직쟁의실장은 "회사 측은 화물연대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며 "노조 요구안을 단체 협약으로 인정할 수 없고 대신 '상생 협약'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정부와 경찰 등 공권력이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대체 차량을 투입하고 그걸 방조했던 공권력이 책임져야 하며, 방관했던 노동부도 책임을 피하지 못한다"며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에도 불구하고 특수 고용 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참사를 키웠다고 부연했다. 김규우 민주노총 특고대책회의 의장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20년 동안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노동기본권을 요구했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그간 사용자가 반대하기 때문에 (노조법 개정이) 어렵다고 답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회견을 마친 뒤 BGF 리테일 본사 1층 출입구에 천막과 영정사진 등을 설치하며 사망 조합원에 대한 분향소를 꾸렸다. 오는 28일과 내달 1일에는 각각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노동절 대회를 이곳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일 오전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는 2.5톤 탑차가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3명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1명은 숨졌고 2명은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노조 차량이 경찰 바리케이드를 들이받으면서 경찰관 1명도 다쳤다.
경찰청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건과 관련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노동절 대규모 집회에 대해서는 "적정 경찰력과 경비를 배치할 계획"이라며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되 중대한 부분은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