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차 시장에서 '값싸거나 비싸야 팔리는' 구조가 굳어지며 브랜드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저가 전기차 확산으로 중저가 수요가 빠르게 흡수되는 가운데 1억원 이상 고가 차량 수요는 유지되면서 중저가 수입차 브랜드의 입지가 약화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000만원 이하 수입차 판매는 2083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6.7% 급증했다. 4000만~5000만원 구간도 368% 증가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5000만~7000만원 구간은 14.3%, 7000만원~1억원 구간은 2.2% 각각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1억원 이상 고가 차량은 10.3% 증가하며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했다. 전체 시장은 35.4% 성장했지만 증가분 대부분이 저가 구간에서 발생한 것이다다.
브랜드별로 보면 이같은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기차 라인업을 기반으로 테슬라는 1~3월 2만964대를 판매하며 전체 판매량의 25.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BMW(1만9368대)와 메르세데스-벤츠(1만5862대)가 이으며 상위 3개 브랜드가 전체의 약 68%를 점유했다. 가성비 테슬라와 프리미엄 독일차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테슬라는 4000만~6000만원대 전기차를 앞세워 엔트리(진입) 수요를 흡수하며 시장 하단까지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BYD(3968대)와 스웨덴 폴스타(954대) 등도 가세하면서 전기차 가격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BMW·벤츠·포르쉐 등 기존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가 시장을 지키며 안정적인 수요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간 가격대를 점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일본 혼다는 올해 1~3월 판매량이 211대에 그치며 시장 점유율이 0.26% 수준에 머물렀다. 프랑스 푸조(184대)·미국 포드(165대) 등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들은 가격 경쟁력에서는 테슬라 등에 밀리고 프리미엄 라인업에서는 독일차에 뒤처지며 이른바 '샌드위치'가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혼다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시장은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가격 경쟁과 독일 브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이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다"며 "중간 가격대 브랜드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할 경우 입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