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에어컨 풀가동…장사보다 전기료가 더 무서운 동네 사장님들

박상혁 기자
2026.04.27 15:15
27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PC방 모습. 이곳 관계자는 "4월부터 에어컨 기본 온도를 낮춰서 가동 중"이라며 "앞으로의 전기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사진=박상혁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PC방. 컴퓨터 100여대가 내뿜는 열기로 실내엔 더운 기운이 감돌았다. 이미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지만 열기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직원 이모씨는 "에어컨 평균 온도를 20도로 낮췄는데도 덥다는 손님들이 많다"라며 "4월부터 이렇게 더운 줄 몰랐는데 앞으로의 전기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4월부터 시작된 초여름 더위에 자영업자들은 전기료 고민에 빠졌다.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면서 손님들의 냉방 수요가 나오면서다. 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고정지출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날 만난 PC방 직원 30대 이모씨는 "업종 특성상 24시간 컴퓨터를 켜둬야 하는데, 날씨가 더워지면 에어컨도 계속 가동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4월엔 냉방비를 포함한 전기료가 100만원 정도 나왔는데, 올해 비용이 더 늘어나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헬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성동구의 헬스장 관계자 20대 정모씨는 "평소엔 이용객이 몰리는 오후 시간대에만 에어컨을 가동하지만, 기온이 급격히 오르는 날엔 아침부터 모든 냉방기를 켤 수밖에 없다"며 "4월부터 이렇게 더운 건 처음인 것 같아 전기료가 200만원을 넘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더위가 길어진다는데 벌어들이는 돈보다 나가는 비용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계절길이 변화/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때 이른 냉방비 부담의 배경엔 기후변화가 있다. 기온 상승으로 여름이 길어지며 냉방 시기가 앞당겨진 탓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국내 폭염일수는 1910년대 7.7일에서 2020년대 16.9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열대야 일수도 6.7일에서 28일로 약 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기온 역시 12도에서 14.8도로 상승했다.

여름도 길어졌다. 여름일수는 과거 30년(1912~1941년) 98일에서 최근 30년(1988~2017년) 117일로 19일 늘었다. 기상청은 온난화가 지속되면 여름은 이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본격 더위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기상청의 3개월 기후전망에 따르면 5월과 6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 7월은 60%에 달한다.

예상욱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올해 4월은 평년보다 5~10도 높은 이례적인 고온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한반도 주변 대기 순환 변화로 따뜻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온난화 영향으로 6~8월 기온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기온 상승과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염·열대야일수 및 평균기온/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