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코인) 입출금을 돌연 중단해 '먹튀' 논란을 빚은 코인 예치업체 델리오의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3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장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모 델리오 대표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과장광고 등 피고인의 적극적인 기망 행위와 허위 홍보로 다수의 피해자가 나왔으며 피해 규모도 막대하다"며 "피해자들이 매 기일 출석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음에도 피고인은 책임을 회피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 고통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정씨 변호인은 "도의적으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고 피해가 가볍다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피고인의 사업) 실패와 피해자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사기로 평가될 순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 측은 검찰이 서버 위탁 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을 두고는 "위법한 증거 수집이고 이 사건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최후 진술에서 "3년 동안 피해 고객들이 고통받고 있단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고 마음이 아프다"며 "만약 무죄가 선고된다면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씨 측 발언 이후 방청석에서는 피해자들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발언권을 얻은 피해자 대표 박소라씨는 "가상자산이니 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는 감안했지만 돌려막기식 운영에 대해서는 동의한 적 없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방청석에서는 "투자가 아니라 예치를 한 거다", "꼭 강력히 처벌해달라" 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기록 등을 잘 살펴보겠다"고 했다.
정씨는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2년간 피해자 2800여명으로부터 약 2500억원의 코인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4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델리오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코인을 예치하면 고이율의 이자를 코인으로 돌려주는 사업을 운영하다가 2023년 6월14일 갑작스레 출금을 중단해 '먹튀' 논란을 빚었다.
정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7월16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