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홀로 소송은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부분 법조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각종 법률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된 데다 AI(인공지능) 사용이 사회 전반적으로 활성화하면서다.
2일 대법원이 발간한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민사 소액 사건에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비율은 81.4%다. 민사 소액 사건은 소송 가액이 3000만원 이하인 사건이다. 특히 2012년 이후부터는 8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대다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유지되는 것을 넘어서서 나홀로 소송의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이 있어야 사용 가능한 슈퍼로이어·엘박스 같은 법률 전문 AI가 아닌 일반 AI도 의견서 등을 훌륭하게 작성해준다"며 "AI 도움으로 나홀로 소송이 늘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향후 AI 기술이 더 발전할텐데 법리적으로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이 아닌 사건들은 변호사 도움이 아닌 AI 도움을 받아 소송을 하는 경우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는 AI가 제공하는 결과값이 전문가의 자문에 미치지 못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나홀로 소송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조력하는 단체들도 늘어났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이 대표적이다. 공단은 최근 홈페이지에 '혼자하는 소송' 기능을 마련했다. 변호사 도움 없이도 임금 청구 소송이나 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 등 간단한 사건들을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소송 서류 예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나홀로 소송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변호사 비용의 부담을 이유로 꼽는다. 법원에서 일정 요건을 갖춘 소송 당사자들에게 경제적 조력을 주는 소송구조제도를 운영하기는 하지만 절차가 복잡해 차라리 나홀로 소송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송구조제도는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 법원이 신청 또는 직권으로 재판에 필요한 일정한 비용의 납입을 유예 또는 면제시킴으로써 그 비용을 내지 않고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할 것'과 '패소가 분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두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신지식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최근 홈페이지에 나온 각종 서식들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소송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며 "시작부터 아예 혼자 하다가 중간에 찾아오시는 분부터, 변호사가 아니라 법무사를 찾아가 서면 작성만 조금 도움을 받고 나머지 과정은 AI로 혼자 진행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법률 접근성이 좋아져 나홀로 소송이 수월해졌다. 앞으로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