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관 등 각종 정부의 공직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한 허위 답변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현행법상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후보자는 증인과 달리 위증죄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허위 답변 논란이 불거진 사례는 적지 않았다. 재산 형성 과정, 자녀 입시 문제, 병역 의혹, 논문 논란 등이다. 각종 의혹과 그에 대한 해명을 둘러싸고 위증 아니냐는 정치권 공방이 반복됐지만 실제 위증죄 처벌로 이어진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회에서의 위증을 처벌하는 근거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은 국정감사나 국정조사, 인사청문회 등에 출석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선서 후 허위 진술을 한 경우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공직 후보자의 법적 지위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의 검증 대상자이지 국회가 채택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아니다. 국회증언감정법 역시 위증죄 적용 대상을 '증인 또는 감정인'으로 규정하고 있어 후보자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현행법상 후보자에게 위증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면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상황이 다르다. 기업 총수나 공공기관 관계자, 사건 관계인 등이 국회 증인으로 채택돼 선서 후 허위 진술을 할 경우 위증죄가 성립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국회는 위증이 의심되는 경우 의결을 거쳐 검찰에 고발할 수 있으며 실제 수사와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다만 인사청문회에 참여한 공직 후보자가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위증죄는 적용되기 어렵더라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문서를 조작한 경우에는 사문서위조 등 사실관계에 따라 다른 범죄가 문제될 수 있다. 하지만 허위 진술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위증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인사청문회 때마다 '위증 논란'이 반복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후보자에게도 위증죄를 적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공직 후보자와 증인 사이의 책임 범위를 달리 규정한 현행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