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정보 빼돌려" 흥신소 찾아갔는데...오히려 1억 뜯긴 사채업자

이현수 기자
2026.05.07 12:00
일당이 불법 사금융업자를 협박하는 텔레그램 대화 내역./사진제공=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수사대.

불법 대출정보 회수를 의뢰한 불법 사금융업자를 역으로 협박해 약 1억원을 갈취한 흥신소 일당이 검찰이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 공갈 등 혐의를 받는 일당 5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가운데 흥신소 업자 2명을 포함한 4명은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불법 사금융업자 A씨(34)를 협박해 1억1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불법 사금융업체 직원이던 B씨(33)의 퇴사 과정에서 시작됐다. B씨는 2024년 10월쯤 실적 저조 등을 이유로 퇴사를 통보받자 고객 대출 정보가 담긴 USB를 빼돌렸다. 이후 해당 자료를 삭제해주는 조건으로 A씨에게 돈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흥신소에 USB 회수를 의뢰했지만, 흥신소 업자들은 USB에 불법 정보가 담겼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오히려 B씨와 공모해 의뢰인인 A씨를 협박했다.

범행에는 흥신소 업자 3명과 퇴사자 B씨, 텔레그램 '박제방' 운영자 C씨(26) 등 5명이 가담했다. 이들은 A씨로부터 반출 정보를 폐기하는 대가로 8000만원을 받아냈다. 또 텔레그램 박제방에 올린 A씨 부부 사진 등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3000만원을 추가로 뜯어냈다. 일당은 범행을 통해 얻은 돈을 불법 도박이나 유흥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텔레그램상 '여성 허위 영상물 게시·가상자산 교환 영업'도
C씨가 텔레그램에서 운영한 불법 가상자산 교환 영업 광고글./사진제공=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수사대.

박제방 운영자 C씨는 텔레그램에서 추가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박제방 홍보를 위해 여성들의 허위 영상물과 개인정보를 올린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를 받는다. 또 신고 없이 가상자산 교환 영업을 하며 범죄수익금 약 7억원을 세탁한 혐의(특정금융정보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받고 있다. C씨는 의뢰인들에게 받은 범죄수익금 중 수수료 8%를 떼고 가상자산으로 교환해줬다.

앞서 경찰은 불법 사금융업자 A씨도 구속 송치했다. 그는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불법 사금융업을 통해 4000여명에게 480억원 상당의 대출을 중개하고 수수료 약 5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행위로 생긴 문제를 해결하려고 흥신소에 의뢰했다가 오히려 추가 범죄의 표적이 된 사례"라며 "수사기관 신고 등 합법적인 해결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이 협박, 음란물 유포, 범죄수익 세탁 등이 이뤄지는 복합 범죄 생태계로 전락하고 있다"며 "범죄 관련 채널을 발견하면 수사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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