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리려 몸 던졌는데…돌아온 건 "도망갔다" 악플

차유채 기자
2026.05.12 11:30
광주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여고생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남학생과 그 가족이 악성 댓글(악플)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광주 광산구 첨단2동에 여고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추모 공간. /사진=뉴시스

광주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여고생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남학생과 그 가족이 악성 댓글(악플)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남고생 도망가' 악플, 마음 무너져"
광주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여고생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남학생과 그 가족이 악성 댓글(악플)로 인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여고생 묻지마 흉기 살인 사건 당시 인근 CCTV에 찍힌 모습. /사진=뉴스1

지난 11일 SBS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사건 당시 피해 여학생을 도우려다 크게 다친 남학생 A군은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악성 댓글로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사건 경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남학생이 조금만 다치고 도망갔다", "혼자 살겠다고 현장을 이탈했다" 등의 비난 댓글을 남겼다.

A군 아버지는 "사건이 알려진 뒤 온라인상에서 '남고생이 도망갔다'는 식의 댓글을 봐야 했다"며 "상처를 조금 입고 도망간 것처럼 말하는 걸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들이 한 행동은 숨겨야 할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진 일이었다"며 "아들이 위축되기보다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A군 역시 인터뷰에서 "그 학생이 살았어야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죄책감과 충격으로 힘들어하는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손등 다치고 목 부위 찔렸다…PTSD 증세까지
광주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여고생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남학생과 그 가족이 악성 댓글(악플)로 인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광주 광산구 첨단2동에 여고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추모 공간. /사진=뉴시스

A군은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 인근 도로에서 17세 여학생 B양이 24세 장모 씨가 휘두른 흉기에 공격당하는 모습을 보고 비명을 듣고 달려가 구조에 나섰다.

당시 B양은 A군에게 119 신고를 요청했고, A군이 휴대전화를 꺼내 신고하려는 순간 장씨가 다시 흉기를 들고 접근했다. A군은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다른 손으로 흉기를 막다가 손등을 크게 다쳤고, 이어 목 부위까지 두 차례 찔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의식이 흐려질 정도로 많은 피를 흘리면서도 범인을 밀쳐내고 현장을 벗어난 뒤 지인에게 전화해 "사람이 칼에 찔렸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주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여고생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남학생과 그 가족이 악성 댓글(악플)로 인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하고 남고생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를 받는 장모(24)씨가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고, A군 역시 긴급 봉합 수술을 받으며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현재 치료 중인 A군은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몸이 굳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B양을 살해하고 A군까지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된 장씨의 신상은 오는 14일 공개될 예정이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 충동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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