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자회사 어도어가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431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에서 향후 재판 진행 속도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14일 어도어가 다니엘과 다니엘의 가족, 민 전 대표(현 오케이레코즈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차 변론을 열었다. 당사자인 다니엘과 민 전 대표 등은 출석하지 않았고 대리인들만 재판에 참석했다.
다니엘 측은 지난 변론준비 절차에 이어 이날도 신속한 재판 진행을 요청했다. 다니엘 측은 "어도어는 소송의 승패와 무관하게 장기간 재판을 진행해 다니엘이 아이돌로서 가장 빛나는 시기를 법적 논쟁으로 소진하는 것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도어 측이 소송 대리인을 전원 사임하고 새로 구성한 데 대해 재판 지연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측은 "재판 처음부터 이 사건을 가장 잘 아는 소송 대리인을 전원 사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이후 재판을 처음부터 진행하자고 주장한다"며 "노골적·악의적 재판 지연 행위이며 결코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했다.
다니엘 측은 "어도어의 소송 행태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며 입증 계획 등 서면 제출 기한을 정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민 전 대표 측도 "피고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겠단 악의적 시도로 보인다"며 "(재판 지연은) 용인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어도어 측은 최근 법무법인 리한을 새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지난 8일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도어 측은 "재판을 지연할 의도는 전혀 없다. 어도어 입장도 조속한 권리 확정을 받는 걸 원한다"면서도 "다니엘·민 전 대표 측이 주장하는 게 신속한 소송인지, 이례적인 속도를 주문하고 있는 건지 재판부가 분간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어도어는 다니엘의 연예 활동을 방해한 적도 없고 활동하는 데 이견도 없다"며 "어도어가 한 적도 없는 활동 방해 등의 주장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하면 어떨까 한다"고 맞섰다.
어도어 측은 이번 사건이 앞서 있던 민 전 대표와의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 등 기존 사건과 달라 새로운 논리로 주장을 해야 해 입증 계획 수립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다니엘 측은 "(어도어가 다니엘에 대해 계약 해지를 한 건) 다니엘이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다는 증거를 확인했단 것"이라며 "증거를 찾아서 내부 심리를 또 해야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사건을 빨리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니엘과 민 전 대표 등의 사건을 분리해서 심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어도어에 대한 계약 책임 문제와 관련, 다니엘과 민 전 대표의 공통된 부분을 먼저 심리한 뒤 분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듣고 다음 기일을 다음 달 11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양측은 다음 기일 전까지 증인 신청 목록, 입증 계획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뉴진스 멤버들과 하이브의 갈등에서 불거졌다. 뉴진스 멤버들은 하이브가 해임한 민 전 대표의 복귀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24년 11월 어도어와의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이에 어도어는 뉴진스의 일방적 선언이라며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과 가처분을 제기했다.
법원은 양측 간의 전속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뉴진스 멤버 중 해린과 혜인, 하니가 순차적으로 어도어에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민지는 어도어와 복귀할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하지만 어도어 측은 지난해 12월 다니엘에 대해서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지난 2월 다니엘과 민 전 대표 등을 상대로 431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다니엘과 그 가족이 이번 분쟁 상황을 초래했다고 판단해서다.
어도어와 다니엘·민 전 대표의 소송을 담당하는 민사합의31부는 앞서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사건을 맡은 재판부이기도 하다. 해당 재판부는 하이브와 민 전 대표 사이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260억원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소송 1심에서 민 전 대표 손을 들어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