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으로 승부 보자" 다툼 끝 동대표 사망…"폭행치사 무죄", 왜?

김소영 기자
2026.05.16 15:07
'싸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 각서를 쓰고 주먹다짐하다 이웃 동대표를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폭행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말다툼 끝에 이웃 동대표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아 실형을 면했다.

16일 뉴스1에 따르면 평택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신정일)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폭행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A씨는 2024년 2월28일 오후 7시40분쯤 경기 평택시 한 아파트 회의실에서 동대표 회의를 하던 중 이웃 동대표인 50대 B씨 얼굴을 주먹으로 수회 때리고 머리 부위를 발로 한 차례 강하게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심한 이견을 보이던 두 사람은 합의 하에 회의실 밖으로 나가 쌍방 폭행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게 머리를 가격당한 B씨는 몇 걸음 걸어가다 그대로 쓰러졌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 사망원인을 '급성심장사'로 판단하고 A씨와의 다툼이 B씨 사망을 유발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A씨)의 폭행 후 별다른 심장질환이 없던 피해자(B씨)가 급성심장사로 사망에 이르렀다면 폭행과 사망 사이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합리적"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리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있더라도 사망 예견가능성이 없다면 폭행치사는 무죄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싸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 각서 작성을 제안해 피고인이 이를 수락하고 본격적인 몸싸움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폭행 당시 피해자가 심장 통증을 호소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 한 피고인으로선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A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쌍방 항소했다. 이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수원고법에서 열린다. B씨 유족은 A씨 측과 합의를 거부하며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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