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잡다 '흉기 피습' 당해 중상...PTSD 시달린 경찰관, 끝내 숨졌다

이재윤 기자
2026.05.19 14:28
피의자 제압 과정에서 흉기 공격을 큰 부상을 당한 A경감이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다 끝내 숨졌다. 사진은 경찰차가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피의자 제압 과정에서 흉기 공격을 받아 크게 다쳤던 경찰관이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다 끝내 숨졌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남 광주 모 지구대 소속 A 경감이 전날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A경감은 2024년 4월 19일 오후 전남 광주 남구에 있는 피의자 B씨의 자택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B씨를 제압하다 얼굴과 손가락 등을 크게 다쳤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4명이 B씨의 공격으로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B씨는 길을 걷던 행인을 폭행한 뒤 달아났고, 자신을 추적한 경찰관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자 흉기를 들고 저항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공포탄 2발과 실탄 3발을 사용했지만 B씨가 제압되지 않자 테이저건을 이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경감은 이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뒤 PTSD 증상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수사 결과 이 사건은 이른바 '이상동기 범죄'로 파악됐다. B씨는 상해와 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24년 12월 말 항소심에서는 징역 6년으로 감형됐다.

A경감은 부상을 회복하고 복직했지만 이후에도 PTSD와 우울 증상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최근 위중한 상태에 빠져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복직한 A경감은 민원 대응과 현장 출동이 많은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했다.

동료 경찰관은 A경감에 대해 "업무 스트레스에 대해 내색하지 않는 분이었다"라며 "본인이 휴가를 가면 다른 직원들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묵묵히 일선 현장을 지켰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통한 심정"이라며 "희생자는 긴급심리지원대상으로 지정돼 수차례 긴급심리상담을 받았지만 우울증 등이 악화했다"고 전했다.

경찰 내부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체계적인 PTSD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PTSD를 겪는 경찰관 치료를 위해 '경찰 마음동행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긴급심리지원 상담 이후에는 개인이 직접 센터에 연락해 치료를 받는 방식이라 고위험군에 대한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A경감의 빈소를 조문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