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으로 폐기처분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 측이 논란의 장면 중 하나를 급하게 수정했다.
19일 머니투데이 확인 결과 '21세기 대군부인' 다시보기 서비스와 OTT 플랫폼 웨이브, 디즈니+, 유튜브 공식 계정 등에는 11회 엔딩 장면 속 '천세 '천천세'라는 표현이 묵음 및 자막 삭제 처리됐다.
'21세기 대군부인'은 극중 △성희주(아이유 분)가 중국식 다도법을 행한 모습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즉위식 장면에서 자주국 황제가 쓰는 십이면류관이 아닌 구류면관을 쓴 모습 △즉위식에서 자주국 황제에게 쓰는 '만세' '만만세'가 아닌 제후국이 사용하는 '천세' '천천세'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그릇된 의복 착용 등 여러 장면에서 고증에 실패하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박준화 감독은 종영 인터뷰에서 "제작진을 대표해 가장 큰 책임을 갖고 있다.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화 함께 출연 배우들을 향해서도 "노력에 대한 보상보다는 어려움을 느끼게 한 것 같아서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역사 고증에 대해 "설정 자체가 조선 왕조로 시작해서 고증도 조선 왕조의 의상, 미술 등에 맞춰졌다. 조선에 초점을 맞춰 자문을 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한제국, 일제 치하 등을 거친 형태이지만 이 드라마는 조선 왕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현실과는 다르게 비쳤다"며 "그런데도 부족하고 역사 안에 자주적이었던 부분을 그 순간에 투영을 못 했는지, 제 무지함이었다"고 자책했다.
박 감독은 "자문을 해주는 분이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제 생각에는 상황에 갇힌 것 같다. 대본이 '산호한다'로 시작되는데 산호(山呼·중국에서 유래한 말로, 신하들이 임금에게 "만세(萬歲)!"를 외치며 경배하는 의식)라는 말이 사실 저도 익숙하지 않았다"며 "저도 촬영하면서... 그냥... 하... 그러니까. 어떤 늪에 빠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신 한숨을 내쉬던 박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해명하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지난 16일 12회로 종영했다. 그러나 방송 중부터 말미까지 이어진 역사 왜곡에 비판의 목소리가 폭주했고 주연배우인 아이유와 변우석은 18일 각자의 SNS(소셜미디어) 계정에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과거 역사 왜곡으로 논란을 빚은 SBS '조선구마사'가 방영 도중 전량 폐기된 사례를 들며 '21세기 대군부인' 역시 전량 폐기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에게 단체 메일을 보냈으며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도 디즈니+ 측에 시정 교구를 전달했다.
전문가들도 쓴소리했다. 한국사 강사 최태성은 "배우들의 출연료는 몇억을 아낌없이 지불하면서 역사 고증 비용은 몇십만으로 왜 퉁치려 하나",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에 동북공정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21세기 대군부인'은 작품 폐기가 아닌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전체 수정 중인 것으로 보인다. 재방 스케줄이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디즈니+ 측은 공식 엑스에 드라마 홍보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