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예년보다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공사장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야외 노동자를 중심으로 온열질환 우려가 커졌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2020년 1079명에서 2022년 1564명, 2024년 3794명, 2025년 4460명으로 늘었다. 온열질환 사망자도 2020년 9명에서 지난해 29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15일 첫 온열질환 사망자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시작한 2011년 이래 가장 이른 사망 사례로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빠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최근 기후 변화로 폭염 발생 시기와 강도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건강 피해 예방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야외 노동자들도 이른 더위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광진구의 한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50대 박모씨는 "신축 공사 현장은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아 위험하다"며 "더운 날엔 오전 근무만 하고 있으며 냉방 장비와 차가운 음료, 소염제까지 예년보다 훨씬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여름이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열질환 우려는 더 크다. 지난 2월 기상청은 6월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겠고, 7~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겠다고 예상했다.
내장공사 자영업자 30대 김모씨도 "야외 현장은 에어컨 같은 폭염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평소보다 더 자주 쉬어가며 일할 수밖에 없다"며 "해마다 여름이 더 빨리, 더 강하게 찾아와 부담이 크다"고 했다.
플랫폼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배달 노동자 이준혁씨(31)는 "주문을 하나라도 더 받으려면 더워도 일해야 한다"며 "차들 사이를 오가다 보면 아스팔트 열기까지 더해져 체감 온도가 훨씬 높다"고 했다. 그는 "쿨토시나 쿨넥 같은 냉감 용품을 착용해도 소용이 없다"라고도 말했다.
전문가는 정부가 건설·제조업 등 실외 작업장을 중심으로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체감온도 기준 신설과 휴식 의무화 등을 담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으나 배달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는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어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효민 노무법인 나원 노무사는 "폭염 대응 지침이 매년 보완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휴식권이 제대로 보장돼야 실효성이 생긴다"며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흐름은 바람직하지만 플랫폼 노동자 등 특수고용직은 근로자성 여부 문제로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열질환을 막기 위한 개인 예방 수칙도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며 "특히 더운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기온이나 온열질환 발생 예측 정보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