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없는 상태에 빠진 재혼 남편의 계좌에서 12억원가량을 빼돌린 60대 아내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뉴시스와 뉴스1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박건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부터 함께 살던 B씨와 2021년 혼인신고를 했다. 당시 B씨는 오랜 기간 신장 투석 치료를 받아왔으며, 같은 해 낙상 사고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였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의식을 잃은 뒤 그의 계좌에서 수차례에 걸쳐 거액을 인출하거나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이 과정에서 약 12억원 상당의 자금을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3억원 상당의 주식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으나 이는 실제 인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A씨 측은 재판에서 "남편의 생전 의사에 따라 자금을 관리한 것"이라며 불법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망인으로부터 재산 처분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다"며 "상속이 개시되기 전 임의로 재산을 취득할 정당한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