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백신도 없는데…벌써 139명 사망, 급속 확산 중인 변종 에볼라

치료제·백신도 없는데…벌써 139명 사망, 급속 확산 중인 변종 에볼라

정혜인 기자
2026.05.20 21:27

WHO 사무총장 "감염 사례 계속 증가할 듯"…
"분쟁 등 열악한 환경에 발병 사실 늦게 확인",
"풍토병과 비슷한 증상으로 감염 확인 지연"

19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부니아에 설치된 에볼라 치료 센터에서 한 남성이 텐트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발병 사태를 조사할수록 감염 사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라며 에볼라 발병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부니아에 설치된 에볼라 치료 센터에서 한 남성이 텐트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발병 사태를 조사할수록 감염 사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라며 에볼라 발병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뉴시스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과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 사례가 최초 확인되기 수개월 전부터 감염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감염 및 감염 의심, 사망 사례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기준 에볼라 감염 의심 사례는 약 600건, 사망자는 139명으로 집계됐고, 해당 수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긴급위원회 회의에서 "민주콩고, 우간다에서 발병이 확인되기 전 바이러스가 퍼진 시간을 고려하면 (감염 및 감염 의심, 사망) 사례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진 등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실제 감염 사례가 이미 800건 이상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 1000건에 달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WHO 관계자는 첫 사망자 발생 이후 장례식이나 의료시설에서 슈퍼 전파 사례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치료제·백신이 없는 분디부교(Bundibugyo) 변종에 의한 감염이고, 잦은 무력 충돌로 황폐해진 인구 밀집 지역에서 몇 주 동안 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산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WHO의 유행성 출혈열 전문가 아나이스 레강은 "(최초 감염 시기 등)조사가 진행 중이며, 모든 확진 및 의심 사례의 추적과 격리, 치료로 전염 사슬을 차단하는 게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부니아 공항에서 관계자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대응의 일환으로 유니세프(UNICEF)가 기부한 15톤 이상의 구호 물품을 하역하고 있다. /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부니아 공항에서 관계자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대응의 일환으로 유니세프(UNICEF)가 기부한 15톤 이상의 구호 물품을 하역하고 있다. /AP=뉴시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발병 지역이) 분쟁이 잦은 곳이고, 열악한 환경으로 변종 바이러스 검사가 어려웠던 것이 초기 확산 억제에 복잡함을 더했다. 또 에볼라의 초기 증상이 말라리아 등 해당 지역의 여러 풍토병의 증상과 비슷했다는 점도 초기 확산을 막는 데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대 21일이며 감염 시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을 보이다가 구토·설사·출혈로 이어진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치사율을 25~40% 정도로 추정했다.

전문가 일부는 미국의 WHO 탈퇴, 주요 국가들의 국제보건기금 삭감 등이 이번 에볼라 감염 확산을 키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민주콩고에 대한 지원 삭감이나 WHO의 자금 부족이 이번 발병을 감지하거나 대응하는 데 지연을 초래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반박했다.

한편 테워드로스 사무총장 이번 사태의 감염 규모와 속도가 우려스럽다면서도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수준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위험도가 국가 및 지역 수준에서는 높고, 국제적 수준으로는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이번 감염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에 해당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민주콩고와 우간다의 에볼라 감염 사태 관련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의 비상사태 선언은 전문가들과의 관련 사전 협의를 거쳐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선언은 전문가와의 사전 협의 이뤄졌다. 이에 대해 WHO는 "사태의 긴급성을 이유로 WHO 수장이 처음으로 전문가와의 사전 협의 없이 직접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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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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