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할머니 죽이겠다" 글 쓴 사람, 어떤 처벌받을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6.01 17:23
프로게이머 이상혁(페이커). /사진=뉴시스

프로게이머 이상혁(페이커)의 조모를 상대로 한 살해 협박글과 일원역 주변에서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예고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온라인상 범죄 예고 글을 쓴 사람도 처벌을 받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페이커의 할머니를 살해하겠다"는 글이 게시됐으며 이 게시글이 올라온 후 얼마 뒤에는 "오후 3시 일원역으로 오겠다"며 "주변에 있는 여성들도 조심하라"는 내용의 흉기 난동 예고 글도 함께 올라왔다. 다만 현재 해당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를 추적하고 두 게시글이 동일인에 의해 작성됐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서울 지하철 3호선 일원역 주변에 경찰력을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했다.

사실이 알려진 후 실제 범행 여부와 별개로 유명인 가족을 겨냥한 살해 협박과 함께 다수를 향해 범죄를 예고하는 글을 올린 사람이 처벌받는지도 관심이 쏠렸다.

인터넷에 누군가를 죽이겠다는 등의 살해 협박 예고 글을 올린 경우 가장 먼저 검토되는 혐의는 형법상 협박죄다.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해를 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공포심을 일으킨 경우 성립한다. 법정형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이다.

하지만 살해 협박 글이 곧바로 협박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협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해당 표현이 단순한 감정 표현이나 막연한 욕설을 넘어 피해자가 실제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인지가 중요하다.

온라인 게시글의 경우 피해자에게 직접 전달됐거나 해당 내용이 전달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이 중요하다. 하지만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 등 유명인을 겨냥한 게시물이 올라온 경우에는 언론 보도나 SNS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협박죄 적용을 검토하게 된다.

조사에 따라 만약 게시글 작성자가 단순 글 작성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주소를 알아보거나 흉기를 준비하는 등 실제 범행 준비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예비·음모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10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진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일원역 흉기 난동 예고 글의 경우 공중협박죄 적용 여부가 검토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중협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장소에서 살인, 방화, 폭발 등 중대한 범죄를 예고해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다.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수사기관은 공공장소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 예고 글을 단순 장난으로 보지 않고 엄벌에 처하겠다는 분위기다. 유사 사례로는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온라인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협박·살인예비 혐의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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