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땀 닦으며 투표 대기..."기표된 용지 받았다" 곳곳서 소란도

김서현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6.03 17:08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도봉구 그린컨벤션웨딩홀에 마련된 도봉1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학생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일자리 확충 공약을 내건 후보자에게 관심을 두고 투표하게 되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3일 오전 10시쯤 서울 중구 충무초등학교 투표소에서 만난 박모씨(25)가 이같이 말했다. 동국대 수학교육과에 재학중이라는 박씨는 후배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박씨가 '일자리'를 입에 올리자 후배들 역시 눈을 반짝이며 "마찬가지 기준으로 투표했다"고 했다.

충무초등학교 투표소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유권자들이 몰려들었다. 30도를 넘나드는 더운 날씨에 몇몇은 휴양지를 찾듯 가벼운 옷차림을 했다. 손수건을 가져와 얼굴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는 사람도 보였다.

짧은 바지 차림의 20대 여성 김모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 힘들기는 하지만 친구들이 모두 투표 인증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어 투표소를 찾았다"며 "높은 투표율이 체감된다"고 말했다. 40대 여성 박모씨는 "어제까지 일본 여행을 했는데 태풍으로 연착이 돼 투표장을 못 올까봐 발을 동동 굴렀다. 친구들도 투표는 반드시 하자고 한다"고 했다. 투표소 관계자도 "끊임없이 유권자들이 방문하고 있어 숨 돌릴 틈이 없다"고 귀띔했다.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저마다의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했다고 했다. 동국대 경영학과에 재학한다는 또 다른 박모씨(25)는 "졸업 후 취업을 하고 서울에서 집을 구해 터를 마련해야 하는 입장에서 집값 등 부동산 정책 방향성을 고려해 후보자를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장 투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나 진보 등 성향보다는 후보자 됨됨이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공무원 재직후 퇴임했다는 김모씨(81)는 "정직한 후보를 찍고 싶다는 신념이 있다. 정당을 막론하고 전과 없이 청렴한 사람을 뽑기 위해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많이 찾아봤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전국 각지 투표소에서는 유권자들이 선거사무원과 마찰을 빚는 등의 사건도 다수 발생했다. 경찰은 접수된 신고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는 오전 6시30분쯤 60대 남성이 기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나가려다 제지당하자 소란을 피운 사건이 접수됐다. 서울 구로구에서도 오전 7시40분쯤 60대 남성이 투표소를 잘못 찾아왔다가 본 투표소를 안내받는 과정에서 소란을 피우고 선거관리인의 팔을 치고 잡아끄는 등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오전 9시쯤 70대 여성이 '투표용지에 이미 기표가 돼 있다'며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웠다는 신고가 있었다. 세종시에서는 40대 남성이 투표를 마친 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다 제지받자 '대통령도 이렇게 하지 않았느냐. 제대로 기표했는지 나도 확인해 달라'며 소란을 피운 일도 일어났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개표 종료 시까지 전국 경찰관서에 최고 단계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전국 투표소 1만4288곳과 개표소 258곳에는 총 6만5369명의 경찰력을 투입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낮 3시까지 접수된 지방선거 관련 112신고는 모두 312건이다. 신고 유형별로는 △투표방해·소란이 53건 △폭행이 3건 △교통 불편이 14건이었다. 투표소를 착각하거나 단순 문의성 신고 등 기타 신고는 242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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