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가 교단의 정점인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총회장이 합수본 수사를 받으러 출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회장은 4일 오후 12시45분쯤 합수본 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으로부터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강제로 가입시켰나' '국민의힘에 현안을 청탁한 적이 있느냐'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독대를 했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또 '불기소를 위해 정치권과 검찰에 로비했느냐' '윤 전 대통령이 압수수색을 막아줬느냐' '교인들 교비 횡령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조사를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검은 차를 타고 합수본에 도착한 이 총회장은 상·하의 모두 흰옷을 입고 있었다. 다소 허리가 굽었던 이 총회장은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왼손으론 변호사 손을 잡아 의지한채 안으로 들어갔다.
이 총회장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책임당원 가입을 강제하는 지시를 내린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5~7월과 2022년 6월 지방선거, 2023년 '필라테스' 프로젝트 등을 통해 2021년부터 5년간 약 5만명의 신도를 당원으로 가입시켰다고 특검팀은 의심하고 있다.
앞서 신천지는 코로나19 당시 집단 감염 발원지로 지목되면서 수사를 받았다. 이에 이 총회장 등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압수수색을 막아줬다'며 우호 세력으로 인식하고, 이를 계기로 정교유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지난 1월 경기 과천시 신천지 총회 본부, 가평군 평화의궁전 연수원 등을 압수수색했고, 2월에는 국민의힘 당사를 압수수색하며 당원 명부 등을 확보했다. 또 이 총회장의 측근이자 전 총회 총무였던 고동안씨 등 교단의 고위 간부들을 소환 조사하며 이 총회장의 신천지 당원 가입 지시 여부를 조사한 바 있다. '신도들을 집단으로 움직여야 하는 만큼 이 총회장 지시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 신천지 내부에서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한편 합수본이 교단의 정점인 이 총회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합수본 활동도 막바지에 접어들 예정이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에 대한 최종 처분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