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임신부 있어요" 만원버스 멈추고 외쳤다…퇴근길 울린 '아치형 눈썹' 기사님 [오따뉴]

윤혜주 기자
2026.06.09 21:52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직 따뜻합니다. 살만합니다. [오따뉴 : 오늘의따뜻한뉴스]를 통해 그 온기와 감동을 만나보세요.
27주차 임신부 A씨가 지난 8일 퇴근길 만원버스에서 겪은 일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렸다. 271번 버스 기사는 "여기 임신부 있는데 자리 좀 양보해달라. 퇴근길이라 위험하다"고 했고, 이를 듣고 기꺼이 자리를 내준 한 승객의 배려로 A씨는 앉아서 갈 수 있었다/사진=SNS 갈무리

퇴근길 만원버스에서 버스 기사의 따뜻한 배려로 자리를 양보받은 한 임신부의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자신을 27주차 직장인 임신부라고 밝힌 A씨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8일 오후 5시 10분쯤 퇴근 후 서울 광화문에서 271번 버스를 탔다고 밝혔다.

평소처럼 버스 안은 퇴근길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A씨는 "안쪽으로 들어갈 수도 없이 사람들이 많았던 만원버스여서 어디 앉을 엄두도 못 내고 그냥 입구 옆 맨 앞자리 앞에 서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두 정거장쯤 지났을 때, 버스가 정류소에 멈춰 서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버스 기사가 갑자기 운전석에서 일어나더니 승객들을 향해 큰 소리로 "여기 임신부가 계시는데 자리 좀 양보해 주세요. 퇴근길이라 위험해서 그렇습니다"라고 외친 것이다.

기사의 한마디에 한 승객이 기꺼이 자리를 양보했고, A씨는 목적지까지 약 15분간 안전하게 앉아서 갈 수 있었다. A씨는 "기사님과 자리를 양보해 준 승객분께 너무 감사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며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꾹 참고 가느라 아주 혼났다"고 털어놨다.

A씨는 내릴 때 버스 기사의 이름이라도 확인하고 싶었지만, 혼잡한 와중에 "앞문으로 내려도 된다"며 끝까지 배려해 준 기사의 호의 덕분에 미처 이름을 보지 못하고 하차했다.

A씨는 "임신부 자리 양보를 바라는 건 아니다. 그러나 가끔 체력이 너무 바닥칠 때는 양보가 간절하기도 하다"며 "요즘 흔치않은 너무 따뜻했던 경험이었다"고 했다.

이후 A씨는 서울시버스운송조합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도 글을 올려 "바쁘신 운행길에도 저를 지나치지 않으시고 기꺼이 큰 목소리를 내어주신 기사님께 너무 감사하다"며 "눈썹이 아치형으로 생기신 멋진 젊은 기사님이셨는데, 감사했다는 말이 꼭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27주차 몸으로 만원버스에서 버티는 퇴근길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기사님과 승객이 보여준 따뜻한 시선처럼 온 세상이 앞날을 축복하고 있으니 힘내라", "그래도 진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인듯", "신경써준 기사님도, 자리 양보해준 승객도 모두 고맙고 따뜻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나도 임신했을 때 지하철 탔는데 퇴근길 수많은 인파 속에서 어느 아저씨 도움으로 모세의 길을 경험했다. 진짜 아직도 너무 감사하다", "나도 기사님이 일어나서 '양보해달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앉아 있는 내내 눈물이 났다. 우리 아기한테도 양보하는 법 잘 가르칠 거다" 등 비슷한 미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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