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승객들로 붐비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객실 바닥에 누워 잠을 자는 남성이 논란이나 형사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JTBC '사건반장'이 공개한 영상에는 한 남성이 지하철 객실 통로 바닥에 드러누운 채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겉옷을 몸 위에 덮고 얼굴에는 책을 올려놓은 채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시각은 오전 8시30분쯤으로 출근길 승객들로 열차 내부가 붐비는 시간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에 따르면 남성은 상당 시간 같은 자세로 잠을 잤고, 객실 통로 한가운데를 차지한 탓에 승객들은 그를 피해 이동해야 했다. 온라인에서는 본인만 편하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아니냐, 아무리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제재할 수 없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남성의 행위가 많은 승객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공개된 사실관계만으로는 형사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우리 법에는 죄형법정주의라는 원칙이 있는데, 범죄와 형벌은 반드시 법률로 정해져 있어야 하며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남성의 행동을 직접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면 아무리 주변에 폐를 끼쳤다고 해도 형사처벌을 할 수는 없다. 실제 현행법상 지하철 객실 바닥에 눕거나 잠을 자는 행위 자체를 직접 처벌하는 규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사례 역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민폐 행위에 해당할 수는 있지만,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형사처벌까지 고려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상황에 따라 과태료 등 법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철도안전법에 따르면 열차 또는 철도시설 이용자는 철도의 안전·보호와 질서 유지를 위해 이뤄지는 철도종사자의 직무상 지시에 따라야 한다.
철도종사자는 직무상 지시에 따르지 않는 사람을 열차 밖이나 역사 밖으로 퇴거시킬 수 있다. 또 철도안전법은 철도종사자의 직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은 사람에 대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객실 바닥에 누워 통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철도종사자가 이동을 요구했는데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면 그때부터 별도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실제 과태료는 위반 횟수와 정도 등에 따라 차등 부과된다.
다만 제지 과정에서 승무원이나 역무원을 상대로 폭행이나 협박을 가할 경우에는 처벌 수위가 한층 높아진다. 철도안전법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철도종사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