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무기?..."잠실 시위대, 경찰 둘러싸고 생중계" 신상노출 위협

최문혁 기자
2026.06.16 15:21
16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 현장에서 일부 시민들이 시위대와 논의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뉴시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 현장이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면서 경찰들이 신상 노출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에선 공권력마저 흔들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시위 현장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현장에 투입된 경찰들의 모자와 마스크를 벗기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지난 5일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이 시위대에 둘러싸여 조롱당하는 모습이 그대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경찰 내부에선 SNS(소셜미디어)상 신상 박제 등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분위기마저 나오고 있다. SNS에 유포된 영상에는 경찰이 중국 경찰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경찰을 촬영하는 일부 시민들은 "공무수행 중인 공무원을 촬영하는 것은 초상권 침해가 아닌 공권력 감시"라고 주장할 정도다.

지난 15일 서울경찰 직장협의회는 서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선거관리 문제와 관련해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들이 일부 시위 참가자들로부터 인권을 유린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제복이 갖는 준엄한 의무와 책임, 현장 경찰관들의 자긍심이 무자비한 모욕과 폭력에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권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시위대에 둘러싸여 피해를 입은 김민규 서울경찰청 2기동단 경비과장(경정)은 경찰청 내부망에 '경권은 어디로'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며 "앞으로 시위 양상은 경찰이 어디까지 용인해줄 것인지 시험하는 수준으로 변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조직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미 경찰 지휘부는 공권력 위협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을 모욕한 사건 3건을 수사 중"이라며 "경찰관 모욕에 가담한 사람들을 추가로 특정해 검거할 것"이라고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초상권 침해가 아니더라도 경찰 조직에 대한 모욕·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거나 SNS상 무분별한 유포와 악성 댓글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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