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기후변화…2100년엔 전국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 전망

박진호 기자
2026.06.16 16:00
수도권 지역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린 지난 1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거리에 지름 2cm 가 넘는 우박이 떨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독자제공).

최근 기온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기후 특성이 점차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고탄소 시나리오가 이어질 경우 2100년쯤에는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이 16일 발표한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 특성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53년간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이 10년마다 0.3℃(도)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202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월별로는 △2∼3월 △9월 △11월의 기온 상승 추세가 비교적 다른 시기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이 중 상승 추세가 크고 월평균기온이 10℃에 근접한 3월과 11월의 기온 상승은 아열대 기후 조건 만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기온 상승 추세는 우리나라 기후 특성 변화에 영향을 끼친다. 기후를 나누는 '트레와다 기준'에서는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이 18℃ 이하이고, 월평균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일 때를 아열대 기후 분류 1차 조건으로 본다. 우리나라는 평년 기준 온대 기후에 해당하는데, 약 80%에 가까운 대부분 지역에서의 월평균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7개월 이하다.

기상청의 30년 단위 분석에서는 1981∼2010년 제주 4개 지점과 부산 등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총 13개 지점이 아열대 기후 조건을 충족했다. 1991∼2020년에는 울산 지점의 11월 평균기온이 10℃ 이상으로 상승해 14개로 늘었다.

시나리오에 따른 21세기 전반기, 중반기, 후반기 기후 구분 전망 결과 △노랑 온대내륙성(Dcb, Dca) △주황 온대해양성(Doa) △빨강 아열대습윤(Cfa). /사진=기상청 제공.

10년 단위 분석에서는 아열대 기후 특성 강화 흐름이 더 뚜렷했다. 특히 2010년대 이후 아열대 기후 특성이 남해안에서 전남 내륙과 동해안 지역으로 북상하며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열대 기후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은 1990년대와 2000년대 모두 14개 지점이었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동해안 울진과 강릉 지점이 추가되면서 총 17개 지점으로 늘었다.

아직 온대 기후가 우세한 중부지방은 3월 평균기온 상승 추세가 확인됐다. 대전의 경우 최근 10년 3월 평균기온이 8.3℃로, 11월보다 0.1℃ 더 낮은 수준이었다. 춘천과 원주 등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는 3월 평균기온이 11월 평균기온과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

기상청의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전남·경남 △해안지역 등에서 아열대 기후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후반기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는 보다 내륙 지역으로, 고탄소 시나리오(SSP5-8.5, SSP3-7.0)에서는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아열대 기후가 확대됐다.

다만 기상청은 실제 해당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전환됐는지 여부는 생태계 환경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후 특성 변화는 기상현상뿐 아니라 작물 재배 지역과 동물 서식지 등 생태계 환경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우리나라의 아열대 기후 특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 현황과 특성을 면밀히 감시하고 미래 전망을 예측해 기후위기에 대한 사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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