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피해 자매 입건'에 분노 청원…"이번엔 국가가 지켜달라"

이소은 기자
2026.06.17 11:05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한공주'의 한 장면. /사진=영화 '한공주' 캡처

'밀양 집단 성폭행' 피해자 자매가 가해자들의 신상을 유튜버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이는 "국가의 보호 실패가 만든 비극"이라고 비판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으로 국가기관에서 청원할 수 있는 웹사이트인 '청원 24'에는 최근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자매 입건, 국가의 보호 실패가 만든 비극, 구조적 구제 대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 사태가 단순히 개인의 위법 행위로 치부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시 사법 체계가 가해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고, 피해자들을 사회적으로 보호하지 못해 발생한 '구조적'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당시 고교생 44명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였음에도 단 10명만 기소돼 소년부 보호처분을 받는 등 사실상 솜방망이에 그쳤다. 반면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학업 중단 등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그동안 가해자들은 아무런 전과도 남지 않은 채 평범한 일상을 누렸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피해자가 범죄 행위(개인정보 유출)에 이르게 된 배경에는 공적 시스템이 주지 못한 '정의'를 사적으로라도 대면하고자 했던 절망감이 자리잡고 있다. 공적 처벌이 국민적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할 때 사회적 불신이 싹트고, 이것이 유튜버들의 사적 제재와 3차 피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와 사법 당국에 △피해자 자매에 대한 참작 및 실질적 구제 조치 △강력 성범죄 및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의 양형 기준 강화 △장기 강력 범죄 피해자를 위한 국가적 트라우마 지원 체계 구축 등 세 가지 사항을 강력히 요구했다.

A씨는 "피해자 자매는 국가가 지키지 못한 피해자들이다. 이제라도 국가가 그 책임을 인정하고 비극적인 사슬을 끊어낼 수 있도록 현명한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이번에야말로 피해자들을 지켜줄 차례"라고 강조했다.

한 누리꾼은 청원 글에 "이런 비정한 현실에 심한 모욕을 느낀다. 한국의 법질서가 얼마나 야만적이고 범죄자 위주인지 알 수 있다"고 댓글을 남겼다. "심신미약으로 인한 무죄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은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정보를 넘긴 건 별도의 문제다. 범죄는 범죄인데, 피해자여서 조사조차 안 한다면 법은 왜 있냐"고 반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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