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잉~뚝.'
청주여자교도소에 방마다 설치된 선풍기는 50분 간격으로 돌아간 뒤 멈춘다. 점심 식사 후 방에 가득 채워진 반찬 냄새를 빼기엔 역부족이다. 습한 날씨 탓인지 점심으로 나온 고사리불고기 냄새가 사람들의 체취와 섞여 약 5평(16.62㎡) 남짓한 혼거실에 자욱하게 남았다. 보통 5명이 정원이나 과밀수용으로 최대 9명까지 혼거실에 수용되면서 사람들 체취는 더욱 짙었다. 빠지지 않는 냄새는 반찬 냄새뿐 아니다. 생리대 냄새도 빠지지 않는다. 사용한 생리대를 신문지로 만든 뚜껑 없는 휴지통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팔을 뻗기조차 힘든 좁은 정사각형 화장실은 외부에서도 보인다. 싱크대는 여성 한 명이 겨우 서 있기도 버거워 '화'가 쌓일 수 밖에 없었다.
여성 기자들이 지난 17일 오전 충청도 청주에 있는 청주여자교소도를 찾았다. 수용자 체험을 위해서다. 기자 8명이 혼거실에 함께 누웠으나 발엔 다른 사람의 머리가 채였다.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실제로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률은 약 1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좁은 공간에서 부대끼면서 쌓이는 수용자들의 불만은 교도관들이 감당하게 된다. 이날 난동 수용자 진압 훈련이 진행됐는데, 한명의 수용자를 진압하기 위해선 3명의 무장 교정 공무원이 나섰다. 특히 조현병 등 정신 질환이 있는 경우엔 소통이 되지 않아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한 여성 교도관은 "난동을 부리는 수용자는 매일 나타난다"며 "교도관들이 발로 차이는 일은 수십번"이라고 밝혔다.
벽에 붙어있는 안내문 속엔 '권리구제'를 신청하는 법이 적혀있다. 하지만 일부 수용자는 이를 민원 제기용으로 악용하고 악성으로 이어진다. 수용자의 교화 등에 힘써야 할 인력이 화풀이성 고소·고발을 당해 움츠러드는 일도 부지기수다.
수용자 교화와 직결되는 교도관 처우 개선을 위해 법무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열악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교도관은 소방, 경찰 등 다른 제복 공무원과 다르게 위험수당이 '0원'이다. 또 장기 재직 후 정년퇴직하면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다른 제복 공무원과 달리 순직했을 때만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다.
교정 공무원 처우 개선과 수용자 교화를 위해선 '교정청 독립'이 필요하다는 게 법무부 판단이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내부적으로 교정청장 아래 △기획조정관 △운영지원과 △수용정책국 △사회복귀정책국 △치료재활정책국 등으로 구성된 교정청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찾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의 목적은 단순한 수용이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며 "여성 수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마약 중독 재활과 사회복귀 지원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6년을 교정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현장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치료·재활·재사회화 중심의 교정정책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