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두 번째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했다.
노 관장이 먼저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등장했다. 은색 반팔 정장 차림을 한 노 관장은 26일 오전 9시44분쯤 법원으로 들어갔다. 그는 "합의에 진전이 좀 있다고 보시나" "주가 산정 기준 시점은 정했나" 등의 질문을 받고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시선을 아래로 한 채 입을 꾹 다물고 걸었다.
최 회장은 오전 9시50분쯤 출석했다. 검정색 정장에 흰 셔츠, 파란 넥타이를 맨 최 회장은 옷매무새를 만지며 차에서 내렸다. 그는 "파기환송심 재개됐는데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합의에 진전이 좀 있다고 보시나"라는 질문에 정면을 응시하며 답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주식을 공동 재산으로 인정은 한 상태에서 다투고 계신 것인지"라는 질문을 받자 "잘 마치고 오겠습니다"라고 답하고 법원으로 들어섰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이날 오전 10시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양측은 지난 15일 조정기일에 모두 출석했으나 양측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 불성립으로 끝났다.
최 회장 측은 줄곧 SK 주식이 상속·증여를 통한 특유재산이므로 분할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가사에 기여한 점 등을 근거로 SK 주식을 공동의 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만약 SK 주식이 분할대상으로 인정되면 최근 급등한 주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대법원 판례는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정한다.
이번 사건에선 대법원을 거쳐 다시 사실심으로 내려오면서 가액산정 기준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사실심 변론 종결일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 등 기준일에 따라 가액은 3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이혼이 최종 확정된 지난해 10월로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024년 5월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결론 내렸다. 2심은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에 유입됐다고 가정하더라도 불법적인 비자금이기 때문에 재산분할에서 전체를 다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혼 여부와 위자료 20억원 등은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