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버를 관리한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범진 판사는 지난 18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55)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1억2500만원의 추징 명령도 함께 내렸다
재판부는 "불법 도박사이트는 국민의 사행심을 조장하고 건전한 근로 의식을 저해하기 때문에 사회적 폐해가 크다"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10여년 동안 도주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씨가 자진 귀국하면서 자수한 점과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의 태도를 보인 점 등은 유리한 요소로 참작됐다.
박씨는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 사이 총괄 운영자 정모씨 등 9명과 공모해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벳탑2' 운영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이후 10여년 동안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자진 귀국해 자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사이트 프로그램 개발과 서버 관리를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일당은 국내 사무실 관리와 직원 채용, 게임머니 충전·배당을 총괄하는 중국 사무실 운영, 스포츠 경기 점수 입력과 정산 업무 등을 각각 담당했다.
이들이 운영한 '벳탑2'는 스포츠토토와 프로토 공식 사이트인 '배트맨'을 모방한 형태였다. 이용자들은 게임머니를 충전한 뒤 국내외 축구 등 스포츠 경기의 승패를 예측해 최대 100만원을 걸고,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도박에 참여했다. 스포츠토토와 프로토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정한 체육진흥투표권 발매자가 운영한다.
일당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도메인 주소를 바꾸고 서버를 일본과 중국으로 분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이용자들의 게임머니 충전을 위해 입금받은 금액은 약 71억원에 달했다. 배당금으로 지급한 돈을 제외하고 챙긴 부당이득은 약 14억원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들 범행은 2011년 서울 여의도백화점의 한 물품 보관업체에서 '폭발물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드러났다. 국내 사무실을 관리하던 임모씨가 수익금 약 11억원을 상자에 담아 보관업체에 숨겼는데 업체 측이 사무실을 옮기던 중 상자를 발견한 것이다.
상자가 발견되기 이틀 전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임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변호사와 상담하기 위해 입국하다가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