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열풍이 현실판 교권보호국 논의로까지 번지는 가운데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과 교육 현장 관계자들이 "응징보다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피해 학생과 교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BTF 푸른나무재단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긴급토론회를 열고 "'참교육'에 대한 관심은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에 대한 우리 사회 문제의식이 임계점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다만 응징·체벌·물리적 제압이 아닌 책임 의식과 교육적 해결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참교육'은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 악성 민원 등으로 무너진 학교 현장을 가상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바로잡는 내용이다. 공개 이후 현실에서도 교권 보호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지난 14일 교육부에 '교육활동보호국'(가칭)을 신설해 교권 침해 사건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로 만들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교육부도 교권 보호 정책을 다루는 과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교육 관계자들도 가해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응징이 답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대신 피해 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제공하고 재발 방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고등학생 1학년 노지후군은 "학생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 절차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명확하고 신속한 처리 절차, CCTV(폐쇄회로TV), 익명 보장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선호 SPO(학교전담경찰관)는 "일부 학생은 시설에 다녀오고 난 후 오히려 새로운 비행 수법을 배우거나 자신의 스펙인 것처럼 자랑하는 경우도 있다"며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촘촘하고 지속적인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학교폭력 대응을 학교에만 맡겨둬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미정 재단 상담본부장은 "폭력 양상은 학교 밖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그 부담은 아직 학교 안에 머물러 있다"며 "관련 지자체 조례를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교권 침해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는 현장 목소리도 이어졌다. 일부 학생의 수업 방해로 교사의 교육활동과 다른 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학부모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으로 교사가 장기간 대응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김상훈 양진중 부장교사는 "피해 교사는 교장 등 관리자에게 지역 교권보호위원회 신청을 허락받아야 하고, 위원회에서도 피해 상황을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상황에 놓인다"며 "무혐의나 서면 사과 등 결론을 받기까지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고 토로했다.
심창보 법무법인 심윤 변호사도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달로 악성 민원 제기가 손쉬워지고 있다"며 "학부모 교육활동 침해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대응과 조치가 매우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제시됐다. 교육활동 침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원터치 시스템' 구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유 인천 한별초 교사는 "학부모가 학교와 안전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국가가 온오프라인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사제 간 신뢰 회복을 위해 상호 존중의 교육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교육 내용과 활동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