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해병 순직 사건 당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비서실장이었던 김화동 해병대2사단 1여단장(대령)이 첫 공판에서 자신의 위증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일 김 대령의 모해위증 1심 첫 공판을 열었다. 김 대령은 측은 이날 혐의가 성립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공소제기 절차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무죄·공소기각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령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모해위증이 성립할 수 없단 점에서 무죄를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공소제기가 위법한 수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김 대령은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준장, 현 국방부 조사본부장)의 재판에서 박 준장이 유죄를 받게 할 목적으로 김 전 사령관의 이첩 보류 명령이 없었음에도 (있었다고) 허위로 증언했다"고 했다.
김 대령은 지난 2023년 7월 고 채수근 해병 순직 당시 김 전 사령관의 비서실장이었다. 김 대령은 채 해병 순직 사건에 수사 외압이 있다고 폭로한 박 준장의 군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모해위증했단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대령이 박 준장을 모해할 의도를 가지고 재판에서 '채 해병 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지 말고 보류하라'는 지시가 있던 것처럼 위증했다고 판단했다.
김 대령 측은 "김 대령은 기억대로 진술해 위증이 될 수 없다"며 "이 정도 사안으로 위증죄를 묻겠다고 하면 다른 사건에서 사건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2023년 7월31일 개최된 해병대사령부 회의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김 전 사령관이 전파하며 '경북청으로의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그에 따라 사실대로 증언했다는 게 김 대령 측의 주장이다.
김 대령 측은 위증이 아닐뿐더러 모해할 목적도 없다고 했다. 김 대령 측은 "박 준장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한 게 아니었다"며 "특검은 김 대령이 박 준장을 모해할 목적이 있었단 점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특검팀이 공소를 제기하는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령 측은 특검팀이 공소 제기를 하기 1~2일 전에 급하게 다른 사건에서 기록을 복사해 증거로서 제출했고, 수사도 형식적으로 거쳤을 뿐 김 대령의 변소(辯疏) 기회도 주지 않아 위법하다고 했다. 또 해당 사건을 맡은 수사관이 특검팀 파견 전 해병대 수사단 소속이었던 인물이므로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담당 수사관이 박 준장의 항명 행위에 적극 가담했으므로 그 대척점에 있는 김 대령을 수사하는 건 공정하지 못하단 취지다.
이날 재판부는 오전엔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오후 재판에선 김 전 사령관과 박 준장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한편 박 대령은 2023년 7월 채해병 순직 당시 사건의 초동수사를 맡은 인물로,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지 말란 김 전 사령관의 명령을 어긴(항명) 혐의 등으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김 대령은 지난 1월 해병대에서 '기소 휴직' 발령을 받았다. 기소 휴직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군인 등 공무원에 대한 직무를 정지시키는 잠정적 인사 처분이다. 김 대령은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VIP 격노'를 김 전 사령관에게 전달한 사건에도 관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