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간병해 온 쌍둥이 형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정신과 약을 먹은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요청했다.
1일 뉴스1·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송병훈)는 이날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 5월22일 오전 3시30분쯤 경기 오산시 한 빌라에서 자고 있던 자신의 쌍둥이 형 B씨에게 수십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직장 동료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10분쯤 주거지에서 쓰러져 있는 이들 형제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의식 불명, B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사기관에 "수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 목숨을 끊으려 마음먹은 상태에서 '내가 죽으면 형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뇌전증 등을 앓던 B씨에게 집을 얻어주는 등 10년간 경제적 지원을 하며 간병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A씨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은 장기간 수면장애로 약을 먹고 있었는데 최근 사업 악화로 인한 스트레스 등과 겹쳐 블랙아웃이 와 범행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재판부에 A씨에 대한 정신감정과 A씨의 응급실 의료기록 등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이 사건 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하고 정신감정 채택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