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상한 넘긴 대부중개수수료, 세법상 비용 인정 안 돼"

오석진 기자
2026.07.06 06:00
대법원 청사의 모습. /사진=뉴스1

KB캐피탈이 제휴점 등에 법정 상한을 넘겨 지급한 대부중개수수료는 법인세 계산 때 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아무리 실제 영업에 사용됐다고 해도,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를 어긴 비용이라면 세금 계산 때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KB금융지주와 KB캐피탈이 영등포세무서장·수원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들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KB캐피탈은 중고차 오토론 상품을 팔면서 제휴점 등에 고객 모집·알선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중 재고금융 수수료 일부와 추가 판촉비가 실제로는 중고차 오토론 대출을 알선한 대가라고 봤다. 재고금융이란 중고차 매매업자가 판매할 차량을 사들일 때 필요한 돈을 캐피탈사에서 빌리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금감원은 KB캐피탈이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을 넘겨 수수료를 지급했다고 보고 2020년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과세당국은 KB캐피탈이 2017년 지급한 초과 수수료 약 42억7000만원과 2018년 지급한 초과 수수료 약 62억2900만원을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KB캐피탈에 2017년 법인세 약 15억1700만원, KB금융지주에 2018년 법인세 약 21억3600만원이 부과됐다.

KB 측은 "실제 영업을 위해 쓴 비용이므로 법인세 계산 때 비용으로 빼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KB캐피탈이 제휴점 등에 지급한 수수료 중 일정 비율을 넘는 부분은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을 초과한 돈이고, 이는 사회질서에 어긋나게 지출된 비용이라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제를 위반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은 금융이용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옛 대부업법의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중개수수료는 사회질서에 위반해 지출된 비용"이라며 "법인세법상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비용이나 수익과 직접 관련된 비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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