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형소법 개정에 검사 보완수사권 제한적 허용 등 5가지 제안

양윤우 기자
2026.07.10 13:53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수사기관 역량강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형사사법제도를 개편할 때 수사기관 간 권한 배분보다 국민 피해 방지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우선해야 한다며 검사의 제한적 보완수사권 보장과 피해자·변호인 권리 강화 등 5가지 개선안을 제안했다.

대한변협은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과 수사제도 개편과 관련 "형사사법체계는 상호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각 기관에 권한과 책임이 적절히 부여되도록 설계해야 한다"며 10일 이같이 밝혔다.

대한변협은 초동수사 부실이나 수사기밀 유출, 증거인멸 의혹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특정 수사기관의 판단이 외부의 견제와 검토를 받지 않으면 사건의 실체가 묻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뿐 아니라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가 수사 절차에 참여해 피의자의 방어권과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검사가 경찰 수사를 직접 보완할 수 있는 범위를 합리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성격이 없는 민생사건에 한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하거나,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은 범죄까지는 예외적으로 보완수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한변협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부실수사를 점검하고 수사 공백을 막는 견제 장치"라고 설명했다.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모두 부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했다.

검사의 제한적인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경찰이 처리한 사건을 검찰에 모두 보내 다시 점검받는 '전건송치'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살인이나 아동 대상 범죄, 공익적 가치가 큰 사건처럼 국민의 권리가 중대하게 침해될 수 있는 사건에는 이중 점검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은 식품과 환경, 노동 등 전문 분야를 수사하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법률적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제수사 경험이나 형사소송법 지식이 부족할 수 있는 특사경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관 전담법률관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법무담당관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특사경이 수사를 시작하거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변호사의 실질적인 검토를 받도록 하자는 취지다.

범죄피해자 보호 제도도 수사 단계부터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일부 범죄에 한정된 피해자의 의견진술권과 증거서류 열람·등사권, 이의제기권 등을 더 많은 범죄와 수사 절차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수사 초기부터 독립적인 법률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변호사 선임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피해자변호사가 구속 전 피의자신문과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과 재판 등에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변협은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에 대해서도 국가가 예산과 정책을 담당하고, 대한변협이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 인력풀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지방변호사회와 연계해 범죄피해자에게 초기 법률지원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피의자와 참고인에 대한 조사, 전자정보 압수수색 등 주요 수사 절차에는 변호인 참여를 원칙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과 형사사법체계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 지연과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인권보호관'을 신설해 인권 침해나 수사권 남용이 발생할 경우 시정을 요구하고, 수사 방식 변경이나 수사관 교체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변협은 "형사사법체계가 특정 기관의 권한을 통제하거나 확대하려는 정치적 목표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국회와 정부는 5가지 제안을 입법 과정에 반영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사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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