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 강제수용된 뒤 폭행·강제노동 등 학대당한 피해자들이 국가배상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최누림)는 10일 "대한민국·서울시는 한일영씨 등 7명에게 합계 3억7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4월3일부터 이날까지는 연 5%,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고 밝혔다.
한씨 등은 당시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 강제로 끌려간 피해자들로, 지난해 10월 정부와 서울시에게 9억5700만원 상당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정부는 1956년 부랑아 근절책 확립의 건을 통해 부랑아 단속 및 수용 정책을 본격 강화했다. 서울시는 같은해 서울시 서대문구에 500명의 부랑아를 수용할수 있는 서울시립아동보호소 설치 계획을 발표했고 1958년 보호소가 완공된 뒤부터 부랑아로 단속된 아동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1960년~1970년대 단순 거리에서 생활하거나 생업에 종사하던 청소년들을 자의적으로 부랑아로 간주해 단속했다. 보호 필요성 판단이나 연고자 유뮤, 당사자 동의 절차 등의 법적 절차는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과도한 밀집 수용과 인력 부족 등을 겪던 서울시립아동보호소는 아동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고 당시 아동들은 구타 및 가혹행위, 성폭력, 강제노역 등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당시 아동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반장 등에게 반복적 구타를 당했고, 원산폭격·한강철교 등 가혹행위도 이뤄졌다. 쇼핑백 접는 일이나 공사일, 색종이 접는 일 등의 노역을 했으나 임금을 받지 못했다. 눈병을 앓아도 제때 치료받지 못했으며 칼잠을 자는 등 이동도 제한됐다.
재판 과정에서 정부 측은 "공무원들의 개별적인 직무상 위법행위가 구체적으로 증명되지 못했고, 위자료가 과다해 감액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측은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지휘·감독아래 있는 행정기관에 불과해 독자적인 불법행위의 주체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씨 등은 수용된 뒤 감금, 폭행, 기합, 강제노동 등의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엄격한 선발절차를 거치지 않은채 이들을 수용했고 신체의 자유 침해, 노동력 착취, 폭행 등의 가혹행위가 방치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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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당시 경찰들은 자의적인 기준으로 불특정 다수의 아동을 부랑아로 단속하고 보호소에 인계했으며, 아동의 가족에게 통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상당수가 10세 전후의 아동이고 가족이 있는데도 갑작스레 분리된 점 △단체기합을 당하고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해 충실한 교육을 받지도 못한 점 △가족들까지도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위법성의 정도 등을 고려해 수용기간 1년당 배상액 약 5000만원을 기준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