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 중엔 COPD 장해급여 못 받는다…대법 "증상 고정 아냐"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7.12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업무상 질병으로 폐암 치료를 받던 근로자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이유로 장해급여를 청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폐암 치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증상이 고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장해급여 지급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김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보험급여청구 부지급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17년 9개월간 무연탄광업소에서 근무한 김씨는 2019년 9월 폐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2020년 5월 폐암으로 숨졌다. 이후 배우자인 김씨는 남편의 업무상 질병인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장해급여가 지급되지 않았다며 2024년 근로복지공단에 미지급 보험급여를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장해급여 지급 요건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쟁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장해급여 지급 요건인 '치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였다. 같은 법은 장해급여를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이 치유된 뒤 신체 등에 장해가 남은 경우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치유란 질병이 완치됐거나 더 이상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른 경우를 의미한다.

1심은 김씨가 사망 전 실시한 심폐기능 검사 당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만성폐쇄성폐질환과 폐암 모두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고, 폐기능 저하 역시 이러한 질병으로 인해 발생한 만큼 장해급여 지급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단의 부지급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질병이 적절한 치료에도 완치되지 않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장해급여 지급 요건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김씨는 폐암 진단 이후 사망할 때까지 약 8개월간 폐암으로 계속 요양 중이었다면서 동일한 폐 부위에 발생한 만성폐쇄성폐질환 역시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은 폐암이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요양이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만성폐쇄성폐질환만 치료가 종료돼 증상이 고정됐다고 단정한 원심 판단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장해급여 지급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