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부터라더니 왜 아직도 접수가 안 되죠?"
13일 오전 경기 의왕 인덕원 퍼스비엘 입주민들은 한바탕 진땀을 빼야 했다. 단지 내 어린이집 입소 신청 첫날 접수시스템이 제때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착순으로 입소가 결정되는 탓에 부모들은 아침부터 동분서주해야 했지만 정작 행정 안내마저 혼선을 부추킬 뿐이었다.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도 정작 아이를 맡길 어린이집이 없어 이사를 미루는 맞벌이 가정이 적잖은 상황에서 미숙한 행정 처리마저 부모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경기 의왕 인덕원 퍼스비엘 입주민들은 휴대전화 화면을 연신 새로고침하며 단지 내 국공립 '비엘숲어린이집' 입소 대기 신청 페이지가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오전 10시부터 접수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공지된 시간이 지나도 접수 화면은 열리지 않았다.
선착순 접수인 만큼 부모들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마음이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의왕시와 보건복지부 보육 통합포털인 '아이사랑' 고객센터에 잇따라 문의했지만 오히려 혼란만 커질 뿐이었다. 의왕시는 "아이사랑 시스템에 문의해 달라"고 안내했고 아이사랑 측은 "지자체에서 등록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다시 의왕시로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전화 연결도 쉽지 않아 부모들은 정확한 원인이나 접수 시작 시점도 확인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후 아이사랑은 이날 오전 10시35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7월 13일 오전 10시 신청 버튼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았다"며 시스템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비엘숲어린이집을 비롯해 전국 3개 어린이집의 등록 대기 신청 일정을 13일·15일·20일로 각각 변경한다고 안내했다.
부모들이 접수 시작 시간에 민감했던 것은 단순히 선착순 경쟁 때문만은 아니다. 인덕원 퍼스비엘은 지난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단지 내 국공립 비엘숲어린이집은 오는 9월 개원한다. 입주 후 두 달 넘게 단지 내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없는 만큼 맞벌이 가정은 입소 여부가 사실상 입주 시기를 결정하는 상황이다.
실제 한 맞벌이 부부는 어린이집 입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새 아파트 입주를 최대한 미루고 있다. 집을 비워두는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아이를 맡길 곳부터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입소에 실패하면 기존 생활권 어린이집을 계속 이용해야 해 섣불리 이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인덕원 퍼스비엘은 약 2200가구 규모의 대단지지만 이번 비엘숲어린이집 신입 모집 인원은 총 68명에 불과하다. 연령별 모집 인원은 0세 9명, 1세 10명, 2세 14명, 3세 15명, 4·5세 20명이다. 입주 가구 수에 비해 정원이 제한적인 만큼 부모들 사이에서는 입소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입주민은 "몇 분 차이로 순번이 갈릴 수도 있어 오전 내내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었는데 결국 접수조차 하지 못했다"며 "20일 다시 선착순 접수를 해야 한다고 하니 또 긴장하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축 대단지 입주가 이어질 때마다 어린이집 개원 시기와 입주 일정이 엇갈리고 정원도 실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맞벌이 가구 비중이 높은 신도시와 택지지구에서는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어도 입주 초기 상당수 가정이 기존 어린이집을 유지하거나 다른 보육시설을 찾아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 다른 입주민은 "분양 당시에는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입주를 앞두고 보니 들어가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새 집보다 아이를 맡길 곳부터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더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