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3년째 거주 중인 한국인 유학생이 50도에 육박하는 조리실에서 일하다 결국 열사병으로 쓰러진 경험을 털어놨다.
파리에서 제과사로 일하는 유튜버 '렉산'은 최근 자기 채널을 통해 "프랑스가 지금 더위로 끓고 있는데 제가 그 희생양이 될 줄 몰랐다"며 지난달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던 긴박한 순간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렉산은 "제가 일하는 지하 2층 식당 주방엔 에어컨이 없다. 오븐과 화구 등 각종 기계가 뿜는 열기에 체감온도는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전 9시쯤 주방 내부 온도는 이미 41도를 넘은 상태였다.
정오가 되자 온도계는 45도를 가리켰고 오후 2시쯤엔 47도까지 올랐다. 렉산은 "낮부터 살짝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이스크림과 생크림도 다 녹아서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라 오후 3시 반에 조기 퇴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집에 이동식 에어컨이 있는데 퇴근하고도 몸이 계속 더웠다. 보조배터리처럼 내 몸에서 열기를 뿜더라. 감기몸살처럼 열이 나는데 몸이 아픈 건 아니었다"고 했다.
이튿날 오후 4시30분쯤 출근한 렉산은 이미 48도를 돌파한 주방에 들어섰다. 그는 "오후 6시쯤엔 49도가 됐다. 영상도 못 찍겠고 누가 뭘 물어보는데 머리에 안개 낀 것처럼 생각이 안 나서 대답을 못 하겠더라"라고 전했다.
이후 렉산은 결국 열사병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직원들은 몸을 떨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렉산을 에어컨 있는 곳으로 옮겨 물과 얼음을 그의 몸에 부었다. 잠시 뒤 기력을 회복한 렉산은 조기 퇴근 후 병원으로 향했다.
폭염 탓에 우버가 잡히지 않아 에어컨 없는 대중교통을 탄 렉산은 또다시 열경련 증세를 보였다. 그는 "열차도 40도가 넘은 상태였다. 땀, 눈물, 콧물, 침 등 얼굴에서 모든 액체가 나오고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고 했다.
다른 탑승객 도움을 받아 에어컨이 있는 역 창구 안으로 옮겨진 렉산은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응급실로 이송됐다. 그는 "의료진에 따르면 제가 의식을 잃어갈 때 주변에서 처치를 잘 해줘 바로 체온이 낮아졌다고 한다.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했다. 렉산은 이후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말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선 일주일 동안 1만명 이상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 사망자란 통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선 추가 사망자를 뜻한다.
프랑스에서 연일 낮 기온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펠탑은 지난 11~12일 자정까지인 에펠탑 운영 시간을 오후 4시로 단축했고, 루브르 박물관도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오후 4시에 조기 폐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