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생, 파리 폭염에 쓰러져…"49도 주방서 일하다 실신"

김소영 기자
2026.07.13 11:15
프랑스에 3년째 거주 중인 한국인 유학생이 50도에 육박하는 조리실에서 일하다 결국 열사병으로 쓰러진 경험을 털어놨다. /사진=유튜버 '렉산 lexan' 스레드 갈무리

프랑스에 3년째 거주 중인 한국인 유학생이 50도에 육박하는 조리실에서 일하다 결국 열사병으로 쓰러진 경험을 털어놨다.

파리에서 제과사로 일하는 유튜버 '렉산'은 최근 자기 채널을 통해 "프랑스가 지금 더위로 끓고 있는데 제가 그 희생양이 될 줄 몰랐다"며 지난달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던 긴박한 순간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렉산은 "제가 일하는 지하 2층 식당 주방엔 에어컨이 없다. 오븐과 화구 등 각종 기계가 뿜는 열기에 체감온도는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전 9시쯤 주방 내부 온도는 이미 41도를 넘은 상태였다.

정오가 되자 온도계는 45도를 가리켰고 오후 2시쯤엔 47도까지 올랐다. 렉산은 "낮부터 살짝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이스크림과 생크림도 다 녹아서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라 오후 3시 반에 조기 퇴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집에 이동식 에어컨이 있는데 퇴근하고도 몸이 계속 더웠다. 보조배터리처럼 내 몸에서 열기를 뿜더라. 감기몸살처럼 열이 나는데 몸이 아픈 건 아니었다"고 했다.

이튿날 오후 4시30분쯤 출근한 렉산은 이미 48도를 돌파한 주방에 들어섰다. 그는 "오후 6시쯤엔 49도가 됐다. 영상도 못 찍겠고 누가 뭘 물어보는데 머리에 안개 낀 것처럼 생각이 안 나서 대답을 못 하겠더라"라고 전했다.

이후 렉산은 결국 열사병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직원들은 몸을 떨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렉산을 에어컨 있는 곳으로 옮겨 물과 얼음을 그의 몸에 부었다. 잠시 뒤 기력을 회복한 렉산은 조기 퇴근 후 병원으로 향했다.

폭염 탓에 우버가 잡히지 않아 에어컨 없는 대중교통을 탄 렉산은 또다시 열경련 증세를 보였다. 그는 "열차도 40도가 넘은 상태였다. 땀, 눈물, 콧물, 침 등 얼굴에서 모든 액체가 나오고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고 했다.

다른 탑승객 도움을 받아 에어컨이 있는 역 창구 안으로 옮겨진 렉산은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응급실로 이송됐다. 그는 "의료진에 따르면 제가 의식을 잃어갈 때 주변에서 처치를 잘 해줘 바로 체온이 낮아졌다고 한다.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했다. 렉산은 이후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말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선 일주일 동안 1만명 이상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 사망자란 통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선 추가 사망자를 뜻한다.

프랑스에서 연일 낮 기온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펠탑은 지난 11~12일 자정까지인 에펠탑 운영 시간을 오후 4시로 단축했고, 루브르 박물관도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오후 4시에 조기 폐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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