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기후부 사무관 사망, 낡은 조직문화가 빚은 인재"

김서현 기자
2026.08.03 15:12

"개인 문제 축소 안 돼…철저히 조사해 책임자 강력 징계해야"
'공무원 안전권 보장' 국가공무원법 개정 요구도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국공노 기후부지부, 기후부 산하기관 노동조합 등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16일 사망한 기후부 사무관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사진=김서현 기자.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사무관이 자택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 공무원노조가 "과로와 인력 부족에 의한 예견된 인재"라며 정부에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국공노 기후부지부, 기후부 산하기관 노조 등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한 업무지시를 근절하기 위해 강력한 징계 조치를 취하고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공무원 노동 인격과 안전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사망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열악한 근무환경이 빚어낸 인재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철수 국공노 위원장은 "기후부는 신설 부처라는 미명 하에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겪어왔다"며 "이번 사태는 낡은 조직문화가 빚어낸 예견된 인재"라고 밝혔다. 기후부는 환경부의 기후 기능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 일부를 통합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이 위원장은 "공공기관 종사자의 31.6%가 괴롭힘을 경험할 정도로 공직사회의 고통이 극에 달해 있다"며 "공무원 역시 헌법이 보호하는 노동자인데도 어째서 공직사회는 여전히 '공무원은 특별하다'는 폭력적 명분 아래 인격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공주석 공노총 위원장도 "젊은 공무원이 죽음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은 개인적인 일탈이나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난달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격권 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답변이 최근 1년 사이 66%를 기록했고, 이중 80%는 이를 당해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후부는 이번 사태를 개인의 심신미약이나 정신 미약으로 축소해선 안되며 철저히 조사해서 책임자에 대해 파면·해임이라는 강력한 징계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후부 출범 이후 실·국·소속기관별 인력 재배치 현황 등 인력 운영 실태 공개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 근절 △직원 보호 역할의 관리자 평가 반영 △신규 직원 대상 조직 적응 체계 구축 등도 요구했다.

현장 인력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은준기 국공노 기후부지부 위원장은 "직원을 희생해 인력 공백을 돌려막는 관행을 멈추고 업무량에 맞게 인력을 확충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직원을 보호하지 못한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고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는 조직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부 소속 임용 2년 차 사무관 A씨는 지난달 16일 세종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세종남부경찰서와 기후부 감사관실은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관련 의혹이 제기된 상사는 현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기후부는 저연차 직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들의 의견을 듣는 경청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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