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체계 개편 2개월 앞으로…마약·증권 등 합동수사 기구 7곳 어디로

양윤우 기자
2026.08.03 17:25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열린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제막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경제·금융·마약 분야 전문 합동수사기구들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로 오는 10월부터 검사의 수사권이 박탈돼 현행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서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과 파견 인력 등을 어느 기관이 넘겨받을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수원지검에 마약범죄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 범죄 합수부와 가상자산 범죄 합수부 , 서울동부지검에 보이스피싱 범죄 합수부, 서울북부지검에 국가재정 범죄 합동수사단이 가동되고 있다.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합수본)와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까지 포함하면 검찰청을 거점으로 운영되는 합동수사 기구는 총 7곳이다.

합동수사 기구는 한 기관의 인력과 정보만으로 범죄의 전체 구조를 밝히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마약범죄 합수본에서는 경찰이 피의자를 추적하고 관세청이 밀수 정보를 분석하는 동안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자금 정보를 확인한다. 검사는 각 기관이 확보한 단서를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수사 방향과 강제수사 시점을 조율하고 증거를 토대로 법원에 압수수색·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여러 기관이 한 조직에서 초기부터 수사를 설계하면 정보 공유와 의사결정이 월등히 빨라진다. 실무적으로 공문을 보내고 회신을 기다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에 마약·보이스피싱처럼 범인을 신속히 체포해야 하는 사건이나 주가조작처럼 초기에 계좌와 전산자료를 확보해야 하는 사건에서 합동수사의 장점이 크게 나타난다.

그러나 형소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검찰청이 폐지되는 오는 10월부터는 합동수사 기구가 현재와 같은 운영 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제·개정 법안을 반영하면 앞으로는 중수청 수사관과 경찰·관세청·금융당국 직원들이 수사하고 공소청 검사는 조직 밖에서 영장 청구와 기소 여부를 검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관세청·국세청·금융감독원 등 외부 파견자도 계속 근무하려면 소속 기관의 새로운 파견 결정이 필요하다. 특히 합동수사 기구가 해체되거나 구성원들이 갑자기 원소속 기관으로 복귀하면 사건 기록뿐 아니라 기관별 정보망과 수사 경험도 새 조직에 넘겨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합동수사기구 7곳 중 어느 곳을 어느 기관이 이어받을지, 외부 파견자를 유지할지, 진행 중인 사건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넘길지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합수본에 한해서라도 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해 달라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초기 협의 절차와 사건·인력 승계 방안을 서둘러 확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준호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제1부본부장(사법연수원 33기·수원지검 차장검사)은 "마약수사는 실시간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언제까지 수사하고 끝낸다는 것이 없다"며 "구성원들의 지위가 불안정한 상황이 우려스럽다. 합수본의 향후 체계를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약범죄 합수본의 고혁수 경찰총괄실장(총경)도 "외부에서는 사건 하나하나만 보이지만 합수본 안에는 수배 중인 사건과 계속 수사가 이어지는 사건이 많다"며 "내일 당장 원소속 기관으로 복귀하라고 하면 사건을 인계할 준비부터 해야 한다. 조직의 향후 운영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제는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도 "중수청이 수사를 맡더라도 영장과 기소를 담당하는 공소청과 수사 초기부터 협의할 수 있는 별도의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며 "실시간 정보공유 체계와 장기적으로 수사가 이뤄지던 사건들의 인계 기준도 10월 전엔 확정해야 수사 공백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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