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방조하고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 경찰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검은 3일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방조·증거은닉방조·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A경감을 구속 기소하고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방조·증거은닉방조 혐의를 받는 강력팀 B경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경감과 B경사는 지난 5월 수사가 진행 중일 당시 현직 경찰인 장윤기 부친 C씨에게 "장윤기의 승용차 키를 지금 우리가 갖고 있다. 차는 족구장 옆에 있다"고 말하는 등 증거를 인멸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다. 당시 차량에서는 혈흔과 케이블타이 묶음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이를 자기 집으로 가져간 뒤 순천 모친 집으로 옮겨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A경감 등은 장윤기 집에서 발견된 리얼돌 2개의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긴급 압수수색 과정에서 가슴과 목 부위가 훼손된 리얼돌 2개를 발견했지만 압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경감은 B경사에게 장윤기 집 주소를 C씨에게 알려주도록 지시했고 현관 비밀번호도 전송해 C씨가 리얼돌을 폐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A경감은 또 장윤기 차량 긴급압수수색 당시 촬영된 영상에 자신이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장면이 담긴 사실을 알고 부하 경찰관에게 영상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B경사는 C씨에게 장윤기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예정 사실과 범행 인정 내용, 휴대전화 공기계 압수 사실과 반환 시한, 여성청소년수사팀의 추가 압수수색 계획 등을 알려준 혐의도 있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A경감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공범 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