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직 운영을 효율화해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수사지원체계를 구축해 수사관별 역량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다른 관서가 맡도록 하는 상피제는 하반기 중 시행하고, 외부 수사감찰기구 설치를 위한 경찰법 개정도 연내에 추진한다.
경찰청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주요 성과와 하반기 중점 치안정책을 발표했다.
경찰은 올해 상반기 민생범죄 근절과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한 결과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50% 감소했고 불법사금융 범죄 검거는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관계성범죄 고위험 가해자 유치 결정은 62%, 스토킹 가해자 전자장치 부착 결정은 661% 각각 늘었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상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대한민국을 구현하기 위해 △범죄와 반칙을 엄단해 사회가 합의한 규칙과 규범이 지켜지는 정상사회로 나아가는데 뒷받침하고 △국민 생명을 중심으로 경찰 활동을 집중 추진하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경찰 수사를 쇄신하겠다고 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찰 수사가 국민께 신뢰받을 수 있도록 쇄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I 기반 수사지원체계를 구축해 수사관의 수사역량을 상향 평준화하고, 수사경과제·수사관 자격관리제도·지휘역량평가 등 인적 관리를 강화해 수사 역량과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기동대 인력을 감축하는 등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해 수사부서 인력도 보강한다.
보이스피싱과 마약 등 초국가범죄에 대한 특별단속도 이어간다. 신종 사기를 포함한 다중피해사기 관련 법·제도를 보완하고 마약 위장수사 도입과 해외 법집행기관과의 공조 확대, 2029년 인터폴 아시아·태평양 사무국 유치를 추진한다.
매점매석과 불법사금융, 주가조작 등 민생경제 범죄에는 전담 수사체계를 가동하고 범죄수익 추적·환수를 확대한다. 부동산 범죄와 보조금 부정수급, 부패·토착 비리, 기술유출 범죄와 대포차·대포통장도 집중 단속한다.
특히 스토킹 범죄는 모든 사건을 접수하고 당일 조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신고 접수부터 피해자 보호, 가해자 격리와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법무부 등과 고위험 가해자의 위치정보를 공유해 살인 등 추가 강력범죄를 막을 계획이다.
온라인상 허위정보 유포와 사회적 참사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딥페이크 성착취물 등은 상시 모니터링한다.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신속히 수사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관련 게시물의 삭제·차단도 추진한다.
수사 과정의 비위와 부실 수사를 막기 위한 내·외부 통제도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 사건관계인이 해당 수사관서 소속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일 경우 이를 관서장과 시·도경찰청 지휘부에 즉시 보고하는 상피제를 시행한다.
필요하면 시·도경찰청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다른 경찰관서로 넘길 방침이다. 또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수사 비위와 부패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과 수사를 맡긴다.
외부 통제기구 설치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경찰은 연내 경찰법을 개정해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가칭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내부비리 신고 포상과 변호사를 통한 익명 대리신고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검사의 수사권 폐지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전환을 앞두고 경찰이 사건을 부당하게 불송치하거나 수사기록을 누락하는 것을 막을 장치가 충분한지에 관한 논의도 이뤄졌다.
유 직무대행은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 질의를 받고 "모든 사건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입력하고 수사기록도 전자정보로 저장한다"며 "불송치 사건도 검찰에 90일간 기록을 송부하고, 고소인 등이 이의를 신청하면 의무적으로 송치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