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1세기 후반에는 가벼운 야외 작업만으로도 열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기상청 전망이 나왔다. 작업을 하지 않고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열스트레스가 발생하는 날이 현재보다 최대 3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이 6일 발표한 '여름철(6~8월) 야외작업 시 열스트레스 발생 현황과 2100년까지의 미래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 온열지수(WBGT)는 현재 26.9도에서 21세기 후반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9.5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33.2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열지수는 기온과 습도 등을 종합해 인체가 느끼는 열 스트레스를 수치화한 지표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폭염 속 근로자와 대중의 열 스트레스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활용 중이다.
지역별로는 습도가 높은 제주와 전남, 서해·남해안 일대의 온열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기 이들 지역의 여름철 평균 온열지수가 34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야외 작업 시 열스트레스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정도다.
온열지수 증가 폭은 수도권 서부와 충남 서부에서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수도권은 현재(약 27.1도)보다 21세기 후반 29.9~33.7도로 최대 6.6도, 충남은 현재(약 27.0도)보다 최대 6.4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가 이어질수록 열스트레스 영향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는 전국 기초지방정부 92.8%의 여름철 평균 온열지수는 28도 미만이지만, 점차 30도를 웃도는 지방정부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지금은 보통 수준의 작업에서도 열스트레스 영향이 적지만, 미래에는 가벼운 수준의 작업에서도 열스트레스 영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여름철 평균 온열지수가 33도 이상인 지방정부 비율이 66.4%까지 증가해 작업 강도와 관계없이 열스트레스 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휴식 중에도 열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는날도 늘어난다. 현재는 작업 없이 야외에 머물러도 열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는 날(온열지수 33도 이상)이 여름철 평균 1.8일 수준이지만,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19.2일로 10배 정도,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51.6일로 약 29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미래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야외작업 시 열스트레스 발생 가능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표준시나리오 기반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