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도 1~7월 수출 17.8% 늘어…'나 홀로 호황' 아니었다

반도체 빼도 1~7월 수출 17.8% 늘어…'나 홀로 호황' 아니었다

최민경 기자
2026.08.0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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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배경에는 반도체만 있었던 게 아니다. 반도체 수출이 전례 없는 증가세로 전체 흑자를 견인했지만 비IT 품목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친환경차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수출 회복세가 철강·자동차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7월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늘었다. 같은 기간 반도체를 포함한 IT 품목 수출은 123.7%, 비IT 품목 수출은 11.6% 늘었다. 반도체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가려졌지만 비IT 수출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경상수지는 1910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478억7000만달러)의 약 4배로 급증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특히 상품수지는 반도체 등 IT 품목뿐 아니라 석유제품과 선박, 의약품 등 비IT 품목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역대 최대인 1938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월 수출에서도 비IT 품목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관 기준으로 석유제품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7.5% 증가했고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선박(16.6%), 기계류·정밀기기(8.6%), 승용차(6.1%) 등이 뒤를 이었다. 전월 감소했던 기계류·정밀기기와 승용차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철강 수출은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른 수요가 뒷받침했다. 미국의 관세 부담에도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철강 수요가 늘면서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자동차는 고유가가 친환경차 수요를 자극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국내 친환경차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석유제품과 화공품 수출도 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요 등에 힘입어 증가했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반도체의 수출 증가폭이 워낙 커 다른 품목의 증가세가 다소 가려진 측면이 있다"며 "비IT 품목도 10% 이상 증가해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가 수출을 주도하는 가운데 다른 품목도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

다만 여전히 전체 수출 증가세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6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도 282.7% 늘었다. 전기·전자제품 수출은 160.2% 증가해 전체 수출 증가율인 70.7%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반도체 수출 급증에는 물량보다 가격 상승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액이 큰 폭으로 불어났다는 설명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 증가에는 물량보다 가격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호조와 비IT 품목의 회복세가 함께 이어진다면 경상수지 흑자는 기존 전망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한은 전망치인 1515억달러를 395억1000만달러 웃돌았고, 연간 전망치 2500억달러의 76.4%를 이미 달성했다.

다만 반도체 가격 조정 가능성과 미국 관세, 중동전쟁, 국제유가, 주요국 경기 둔화 등은 변수로 꼽힌다. 김 국장은 "7월 통관 무역수지는 6월보다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기존 전망치인 2500억달러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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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경제부에서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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