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의 조부가 한센인에 대한 인권유린이 벌어진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는 10일 "하영의 조부는 고(故) 안부호 가톨릭대 의과대학 주임교수가 맞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1949년부터 1953~1954년까지 소록도 병원에서 한센병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록도병원에서는 한센인 대상 단종(정관수술)과 낙태,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가 이뤄졌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한센인 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록도 병원은 김상태 원장(1948~1954년) 재임 기간인 1949년부터 1958년까지 한센인 1191명을 대상으로 정관수술을 시행했다. 당시 정관수술을 받은 한센인 부부에게만 동거를 허용하는 정책도 폈다.
당시 소록도 병원에서는 환자 가슴에 침을 꽂아 골수에서 나균을 검출하는 방식의 실험도 이뤄졌다.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기는 실험이었으며, 일부 환자는 실험 이후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사체는 유족의 동의 없이 해부학실습에 이용됐다. 사체 해부는 1960년대까지 진행됐고, 강제 격리는 1970년대까지, 낙태와 단종 수술은 1980년대까지 이뤄졌다. 한센병은 전염력이 낮고 치료약은 1940년대 발명됐지만, 한센인에 대한 소록도 병원의 인권유린은 장기간 이어졌다.
다만 하영의 조부 안부호 교수가 이 같은 인권침해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안 교수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나 당시 소록도에서 이뤄진 인권침해 행위와 연관성을 뒷받침할 자료도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하영은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논란으로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 일본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다. 1904년 귀국한 그는 순종 전의(典醫)와 이왕직 촉탁의 등을 지냈고, 한국 최초 양의원을 개원했다.
안상호는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내선일체의 모범사례'로 소개됐으며,친일단체 대정실업친목회에도 몸담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대정친목회는 1916년 11월 친일반민족행위자 민영기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총재가 회장을 맡아 설립한 실업인 단체로, 이완용과 조중응, 송병준, 이윤용 등 당대 친일반민족행위자 상당수가 회원으로 참여했다.
다만 안상호가 친일반민족행위자였다는 명확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안상호가 일제에 협력해 독립운동을 방해하는 등 '악질적·주도적 행위'를 했다는 기록도 없다. 실제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 명단에도 안상호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영 측은 증조부의 친일 논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맞서고 있다. 하영의 소속사는 "안상호의 친일 의혹 관련 온라인상에 알려진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