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37도인데 에어컨도 없다"…인권단체, '폭염 수용' 헌법소원

박효주 기자
2026.08.11 16:45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에서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이 교정시설의 폭염 수용에 대한 대책을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1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이 객관적인 온도 기준과 보호조치 없이 수용자를 폭염에 노출하는 것은 인간 존엄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예고했다.

수용자인권증진모임,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적인 폭염 수용에 대한 대책을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일부 교정시설의 수용거실 온도가 37도에 육박하는 등 수용자들이 폭염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냉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선풍기와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얼음물 등에 의존해 더위를 견디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대다수 교정시설의 여름철 실내 온도는 30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들은 외국인보호소에서도 충분한 냉방이나 얼음·냉수 등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금시설의 적정온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행 형집행법은 수용거실 설비와 관련해 난방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여름철 적정온도나 최고 허용온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두고 있지 않다. 관련 훈령에는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노력할 의무가 규정돼 있다.

법무부가 올해 추진하려던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사업'을 잠정 중단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앞서 법무부는 약 12억원을 들여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 수용자가 생활하는 수용동과 일부 과밀 여성수용동 복도 등에 냉방설비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처우라는 등의 반발 여론이 일자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단체들은 냉방설비 보강 사업을 즉시 재개하고 구금시설의 여름철 적정온도와 최고 허용온도를 관련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수용자들이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의 온·습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온·습도계를 설치하고 폭염에 따른 구체적인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폭염 속 구금환경이 수용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판단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추진한다. 현재 20여명의 수용자가 헌법소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동현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수용자들의 폭염 수용 상황을 취합·정리해 곧 헌법소원을 제출하겠다"며 "국가가 수용자를 폭염에 노출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신체의 자유, 건강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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