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전문의가 노화한 피부세포를 약 30년 젊은 상태로 되돌린 연구 결과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홍석 보스피부과의원 원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2년 영국 바브라함연구소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김 원장은 "'53세 피부가 23세로 젊어졌다'는 표현은 다소 극적으로 들릴 수 있다"며 "정확히는 피부 섬유아세포의 여러 분자적 노화 지표가 약 30년 젊은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람 피부의 진피에 존재하는 '섬유아세포'를 대상으로 노화한 세포를 다시 젊은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지 살펴봤다.
섬유아세포는 피부 속에서 콜라겐과 히알루론산 등을 만들어 피부 탄력과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섬유아세포 역시 노화해 기능과 생산성이 떨어진다.
연구진이 활용한 것은 이른바 '야마나카 인자'다.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2006년 특정 인자를 이용하면 이미 특정 기능을 갖도록 분화한 성숙한 세포를 보다 원시적인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세포를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데 사용되는 인자들은 '야마나카 인자'로 불리며 세포 리프로그래밍 연구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면 원래 갖고 있던 기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피부세포를 지나치게 초기 상태로 되돌리면 젊어지는 것을 넘어 피부세포로서의 정체성과 기능까지 사라질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지 않고 일정 단계까지만 되돌리는 '부분적 리프로그래밍' 방식을 사용했다.
쉽게 말하면 세포의 '리셋 버튼'을 끝까지 누르는 대신 젊어지는 과정이 일정 수준 진행됐을 때 멈추는 방식이다. 피부세포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노화와 관련된 특징만 되돌리는 것이 핵심이다.
그 결과 노화한 피부 섬유아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나타내는 지표가 크게 낮아졌다. 일부 지표에서는 약 30년에 해당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세포가 얼마나 젊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활용했다. 사람의 DNA에는 나이가 들면서 특정한 화학적 변화가 쌓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DNA 메틸화'다. 이러한 변화의 패턴을 분석하면 세포나 조직의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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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나이를 나타내는 지표만 변한 것도 아니었다. 젊어진 세포에서는 콜라겐 생성과 관련된 기능이 젊은 세포에서 나타나는 수준에 가까워지는 변화도 확인됐다.

김 원장은 "단순히 세포 나이를 재는 지표만 젊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 기능까지 좋아졌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를 당장 사람의 피부를 30년 젊게 만들 수 있는 기술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사람의 얼굴이나 피부에 직접 적용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현재는 노화를 늦추는 '안티에이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향후 사람에게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에이지 리버설', 즉 노화 역전을 이야기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