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후손은 가난에 시달리는데…하영 "냉장고 5대, 안 먹어서 썩어"

전형주 기자
2026.08.11 21:12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배우 하영이 과거 방송에서 집안 재력을 과시해온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뉴스1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배우 하영이 과거 방송에서 집안 재력을 과시해온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영은 지난해 5월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해 "본가에 냉장고가 5대나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본가를 찾은 그는 냉장고 5대를 직접 공개했다. 냉장고는 용도별로 구분돼 있었다. 고기·해산물 보관용을 비롯해 스프레드·소스·유제품 등을 넣어두는 빌트인 냉장고, 장류와 수제 청을 보관하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이었다

자취 한 달차라는 그는 "내가 챙겨와도 아무도 모른다. 절대 모른다. 안 먹어서 맨날 썩는다"며 집에 있던 음식을 챙겼다. 이를 본 하영의 모친도 "반찬을 다 가져가라"고 권했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증조할아버지께서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언니까지 의사"라고 밝혔다.

다만 하영의 증조부가 친일 단체 '대정실업친목회' 평의원을 지낸 안상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 일본 의사 면허를 취득한 인물이다. 1904년 귀국한 그는 순종 전의(典醫)와 이왕직 촉탁의 등을 지냈고, 한국 최초 양의원을 개원했다.

1918년 12월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는 '완전히(全然) 내지화(內地化)된 의사 안상호씨의 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매일신보는 안상호를 내선일체의 바람직한 표본으로 소개했다. /사진=국립중앙도서관

안상호는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에게 피습된 친일반민족행위자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역사학자 고(故) 박영석 전 건국대 사학과 교수의 논문 '이완용 연구'에 따르면 1909년 12월2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피습된 이완용은 병원으로 옮겨져 안상호, 박종환 등 의료진에 치료를 받았다. 목숨을 건진 이완용은 이듬해인 1910년 8월 한일병합조약(경술국치) 체결에 앞장섰다.

안상호를 증조부로 둔 하영과 대조적으로 독립운동가 후손 상당수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서 독립유공자 후손(3대까지)의 75.9%가 비경제활동인구였고, 66%는 신고 소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여전히 가난에 시달리는데 친일파 후손들은 떵떵거리며 사는 현실이 씁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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