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하영 비난=친일 강박증"

마아라 기자
2026.08.12 10:36
배우 하영이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억상실 걸린 검사 '고은새'와 자칭 남자친구라 우기는 복싱 코치 '장태하'의 설렘 찐득한 동거생활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이런 엿같은 사랑'은 오는 7일 공개된다. /2026.08.05 /사진=이동훈 photoguy@

'제국의 위안부'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조상의 친일 행적이 밝혀진 배우 하영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친일 강박증"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11일 박유하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 강박증"이라는 제목과 함께 "갑자기 친일 연루 비난을 받고 있는 여배우의 증조부가 가졌던 '조선의 첫 번째 양의'라는 타이틀은 그가 '조선의 문명화/근대화'를 상징하는 인물임을 말한다. 심지어 대한제국 1호 국비유학생이었다니, 그는 대한제국이 만든 인재이기도 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박 교수는 친일 행적 의혹을 받는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에 대해 "그가 왕의 주치의가 되고, 그 명예에는 당연히 부도 따라왔을 것"이라며 "친일로 쌓은 명예라기보다 스스로의 실력과 국가의 지원으로 의료계 파이오니아가 되었던 이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안상호가 을사오적 이완용을 치료했다는 것에 대해 "이완용이 아니라 서민이라도 가능하다면 그에게 치료받고 싶었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박 교수는 "조부도 아닌 증조부가 친일했다며 비난하면서 문제의 여배우가 일본 피를 받았다는 건 괜찮은 건가. 일본인 피가 섞여 있다는 건 친일인가 아닌가"라며 "안상호는 단순히 친일로 몰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게 보인다. 조부의 소록도 경력까지 문제시되고 있는데 비난은 할 수 있지만 이하를 알고 나서 비난해야 한다"며 일본의 한센인 대상 불법 수술이 자국민한테도 이뤄졌기 때문에 당시의 문명적, 합리적 조치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캡처

특히 박 교수는 "일제 치하에서 정치·경제·문화·교육 모든 분야에서 리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은 교육부터 활동까지 구조적 친일파일 수밖에 없다"며 "이 모든 이들을 부정한다면 일제시대 내내 인재를 키우지 말아야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들은 일본인의 지배를 직접 받고 싶었다는 이야긴가"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또 "배우 하영을 비난하는 당신들도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 조상이 있었을지도, 수십만명이 모였다는 지원병 지원자들 속에 당신 조상이, 창씨개명 신청을 한 조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박 교수는 자신이 이런 말을 하는 건 "규탄부터 하고 보는 당신의 폭력이 한 사람을 사정없이 죽이는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순결 강박, 친일 강박증이 이 모든 걸 만드니 치유하려면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는 태도부터 필요하다"고 무조건 욕부터 하지 말고 아픔의 역사도 보듬는 자세를 주문했다.

박 교수의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이에 동감한다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다만 이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박 교수의 시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독립군 후손들은 가난하게 사는데 하영이라는 배우는 4대째 의사 집안을 내세우며 자기 집에 냉장고가 5대라느니 음식이 썩어서 버린다느니 이런 말을 떠벌렸다. 국가적 망신이다"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박 교수 논리로만 따지면 나치 시대 최고위 간부들도 이해받아야 하고 북괴 최고 간부들도 인정해야 한다. 영국 통치 시기 영국 최고 권력에 오르지 못한 조지 워싱턴은 세기의 루저로 남아야 했다"며 "아무리 최고의 인재라도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사는가를 올바르게 선택하지 못한 자는 대가를 치러야 그게 선한 세상"이라고 적어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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