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코인) 입출금을 돌연 중단해 논란을 빚은 코인 예치업체 '델리오' 대표이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13일 오후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정모 델리오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명했다.
검찰이 기소한 2450억원대 사기 혐의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서버 위탁업체를 압수수색한 절차가 위법해 압수된 전자정보와 관련 2차 자료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당시 델리오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압수물 목록도 교부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검찰이 이에 대비해 추가한 예비적 공소사실은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델리오의 파산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피해자 1000여명으로부터 약 7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재판부는 양형사유에 대해선 "보유 가상자산을 허위로 기재한 실사보고서를 제출해 부정하게 가상자산 사업자 자격을 취득했다"며 "불특정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700억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을 편취해 범행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운용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감당할 수 없는 고이율 이자를 내세운 데다 '크립토 은행' 등 안정성을 강조한 미사여구로 회사를 과다하게 홍보했다"며 "경제적 피해를 입은 수많은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FTX 파산이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이 사건 범행이 시작된 측면과 정씨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정씨는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2년간 피해자 2800여명으로부터 2450억원 상당의 코인을 편취한 혐의로 2024년 4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델리오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코인을 예치하면 고이율의 이자를 코인으로 돌려주는 사업을 운영하다가 2023년 6월14일부터 출금을 중단해 논란을 빚었다.
검찰은 지난 4월 말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과장광고 등 피고인의 적극적인 기망 행위와 허위 홍보로 다수의 피해자가 나왔고 피해 규모도 막대하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검찰의 압수수색 절차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정씨 측은 서버 위탁업체 가비아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피고인 측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는 등 절차가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압수물 목록을 고지하지 않고 변호인에게 별도로 참여 의사를 묻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압수수색 전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맞섰다. 검찰은 압수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달 21일 피해 규모를 달리 산정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