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 다리 절단돼 추락"...의정부 일가족 사망 '투신'아닌 타살?

김소영 기자
2026.08.14 08:30
지난달 경기 의정부시 한 아파트에서 40대 부부와 어린 자녀 2명 등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 관련, '동반 자살'이 아닌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경기 의정부시 한 아파트에서 40대 부부와 어린 자녀 2명 등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 관련, '동반 자살'이 아닌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17일 낮 12시55분쯤 의정부시 용현동 한 아파트 1층 뒤편 화단에서 40대 남녀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들이 거주하던 집 안에선 12세와 8세 두 자녀도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내용의 남편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부가 자녀를 살해한 뒤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최근 방송된 MBC 시사·교양 '실화탐사대'에선 다른 정황이 제기됐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주민들은 사건 당일 "남성 목소리 비명이 들린 뒤 한 남자가 추락했다. 그 이후에 추락한 사람은 못 봤다"고 입을 모았다.

일가족 집을 정리한 특수청소업체 관계자는 집 안에 상당한 양의 혈흔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소 전 찍어둔 사진을 보여주며 "안방 이불에 혈흔이 있었고 주방 식탁에도 피가 뭉쳐 있었다. 이건 살해 현장"이라고 했다.

실제로 집 내부 벽과 의자 곳곳에선 다량의 혈흔이 발견됐다. 청소업체 직원은 "집 안에서 한참 싸움이 났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집안에 남자 물건이 별로 없다. 옷도 남자 옷이 거의 없다"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지난달 경기 의정부시 한 아파트에서 40대 부부와 어린 자녀 2명 등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 관련, '동반 자살'이 아닌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

사건 현장 사진을 봤다는 익명 제보자는 제작진에게 보낸 문자에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마무리되기엔 아이들과 아내분에게 억울함이 있을 것 같아 제보한다"며 "아내의 신체 일부가 투신 전 훼손된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아내분 한쪽 다리 무릎 아래가 분리돼 있었다. 절단된 다리가 화단에서 발견된 사진을 봤다"며 "아내분은 속옷, 그것도 하의만 착용하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한눈에 임신한 상태인 걸 알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집 안에서 발견된 혈흔과 사건 당시 정황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피의 양으로 봤을 때 최소 동맥 정도가 절단돼 뿜어져 나온 정도"라며 "이 정도 공격을 당하면 자기 스스로 뛰어내릴 수가 없다. 투신을 가장한 살인"이라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이건 잔인하게 살해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피가 나올 수가 없다"며 "경제적 문제로 인한 가족 동반 자살이라고 포장하면 안 된다. 의지에 반해 살해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자녀들 시신에선 외상 등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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