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의 절단한 발가락을 일회용 죽 용기에 담아 공용 냉장고에 보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8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적장애가 있는 60대 아버지를 10년째 서울 한 요양병원에 모시고 있는 A씨는 지난 3월 병원 측으로부터 아버지 발가락이 절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부친이 목욕을 위해 휠체어로 이동하다가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피부병으로 괴사가 진행 중이던 발가락이 절단됐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피부병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으나 A씨는 이를 3월 초에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심지어 A씨가 연락 2주 만에 병원을 찾을 때까지 절단된 발가락은 일회용 죽 용기에 담겨 환자들이 함께 쓰는 공용 냉장고에 보관돼 있었다. 냉장고에선 쌈장과 음료수 등 병실 환자들 이름이 적힌 식품들이 함께 발견됐다.
A씨 항의에 병원 측은 '그럼 어디다 넣어서 보관해야 했느냐. 요양병원이다 보니 (절단된 발가락이) 들어갈 만한 용기가 없었다. 담당 간호사가 급하게 보관하려다 그런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발가락 같은 인체 조직 등 적출물은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전용 용기에 담아 섭씨 4도 이하 냉장 시설에 보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의료폐기물과 식품을 함께 보관하는 행위는 식품위생법에 저촉될 수 있다. 위생 기준 위반 시 영업정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병원 측은 이후 발가락을 제대로 폐기했다고 밝혔지만, 보건복지부는 관할 지자체에 해당 요양병원에 대한 행정조사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인천 송도 한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절단된 사람 다리가 발견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신체 부위는 요양병원 입원 중이던 80대 여성 환자 다리로 확인됐다. 자원봉사자가 붕대가 감긴 다리를 석고 붕대(깁스)로 착각해 의료폐기물 보관함에서 일반 재활용 쓰레기봉투로 옮겨 담아 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 요양병원의 수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자원봉사자 등 3명과 이들이 속한 의료법인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이달 초 검찰에 넘겨졌다.